부동산 주택

뜨겁던 진주 주택시장 물량 쏟아지자 찬바람

올 입주아파트 지난 2년의 2배

하락세 이어지고 미분양 쌓여

혁신도시로 시장 과열은 옛말

“진주 아파트 ‘웃돈 광풍’ 정상화 시급”, “진주 신규 아파트 완판 행진”. 경남 진주시의 부동산 시장 과열을 우려하며 2년 전 지방 언론들이 쏟아낸 기사들이다. 실제 지방 소도시에 불과했던 진주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의 이전으로 부동산 시장이 들썩이기 시작했고 집값은 하루가 다르게 치솟았다. 하지만 진주의 이런 시장 열기는 최근 빠르게 식고 있다. 기존 아파트와 신규 분양권 값은 하락세를 면치 못한 데다 미분양이 쌓여가며 주택경기가 내리막을 걷고 있는 것이다.

5일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5월 경남 진주 아파트값은 0.36% 떨어진 것으로 집계된다. 진주 아파트값은 올 1월 -0.06%를 기록하면서부터 줄곧 하락세를 보였고 지난달 하락폭을 더 키운 것이다.




진주의 이런 분위기는 지난해와 확연한 차이가 난다. 지난해 5월 감정원 조사에서 아파트값 상승률은 0.69%를 기록했으며, 지난해 초 월간 상승률이 1% 넘기도 했다. BNK금융경영연구소의 자료를 보면 지난해 1년 간 진주 아파트값은 6.7% 상승해 부산 해운대(5,0%)보다 오름폭이 클 뿐 아니라 경남지역에서 집값이 가장 많이 올랐다. 하지만 올해 들어 시장은 정반대의 양상이 나타나는 것이다.


분양권 시장도 사정은 마찬가지다. 가령, 내년 6월 입주가 예정된 충무공동 S단지 전용 84㎡의 실거래가는 3월 3억2,000만원에서 5월 2억9,000만원으로 하락했다. 충무공동의 E공인 관계자는 “올해 초부터 진주혁신도시의 가격 상승세는 급격하게 꺾였다”면서 “어느 단지를 불문하고 매도호가 시세보다 1,000만~2,000만원 정도 낮은 급매물 위주로만 사람들이 찾는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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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약 시장도 부진을 겪긴 매한가지다. 진주는 올해 5월까지 아파트 분양은 없는 대신 오피스텔 2곳의 공급이 있었다. 하지만 이들 단지 모두 청약 모집 가구보다 지원자수가 적어 미달로 청약이 끝났다. 이 중 ‘신진주역세권 줌테라스 오피스텔’은 심지어 청약 접수자가 단 한 명도 없었다. 신진주역세권은 진주혁신도시와 함께 지역에서 과열을 우려하던 곳 중 하나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미분양도 쌓이는 중이다. 국토교통부의 집계를 보면 지난해 연말 212가구였던 미분양은 현재 474가구까지 늘었다. 진주는 현재 주택도시보증공사(HUG)의 미분양관리지역으로 선정돼 지역 사업자들은 보증심사 등에서 더 까다로운 절차를 밟아야 하는 상황까지 이르렀다.

이런 진주의 반전은 ‘공급물량 폭탄’에서 비롯됐다는 것이 현장의 설명이다. 정촌면의 한 중개업소 사장은 “올해 초부터 새 아파트 입주가 줄줄이 이어졌다”면서 “입주물량이 쏟아지니 가격 상승세도 멈출 수밖에 없다”고 했다. 실제 부동산114의 자료를 보면 지난 2016년 2017년 각각 472가구, 1718 가구였던 입주물량은 올해 5,773가구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된다. 올해 입주물량이 지난 2년 간 입주물량의 합계의 2배 이상인 셈이다. 여기에 내년 입주물량 역시 2,742가구에나 달한다. 충무공동의 한 중개사는 “공급 물량은 늘어나지만 수요는 그만큼 받쳐주지 못하는 모습”이라면서 “당분간 집값 하락은 계속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완기기자 kingear@sedaily.com

이완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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