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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 MC콱’ 가수 성률, “돈 때문에 힘든 세상 트로트로 치유…삶은 도전의 연속”

“앨범 ‘못난 사람’ 내 인생과 비슷…알고 보면 ‘못난 사람’ 아니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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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맙습니다 나랑 같이 살아줘서 / 미안합니다 꽃다운 당신 청춘 메마르게 한 나였소(중략)/

아~ 카드 긁어 속도 긁어 내 맘 문드러졌네 / 아아아 아아 못난 사람아” (못난 사람 2017)


‘못난 사람’ 노래 가사 중 한 구절이다. 흔히 볼 수 있는 우리 아버지들의 푸념을 그대로 담아 놓은 듯 공감이 간다. 기성세대가 공감할 만한 이 노래의 주인공은 다름아닌 올해 29살(1990년생) 트로트 가수 성률이다.

자신의 꿈을 위해 경북 영천에서 혼자 서울에 올라와 갖은 고생을 다한 끝에, 기어코 레크리에이션·행사 ‘전문MC 콱’이 됐지만, 구슬픈 가사를 담은 트로트가 좋아 ‘못난 사람’으로 트로트계에 혜성같이 나타났다. 가수 성률이 5일 기자와 만나 그의 앨범과 인생에 대해 이야기를 나눴다. 인생에 모든 기쁨과 슬픔은 돈에서부터 시작된다는 그는 1시간여 인터뷰 내내 돈과 트로트에 대한 이야기로 기자의 귀를 사로잡았다. 다음은 성률과의 일문일답이다.




▲지난해 발매한 ‘못난 사람’ 앨범 가사가 인상적이다. 어떤 앨범인가.

“못난 사람은 말 그대로 못난 내 자신의 한탄을 담은 앨범이예요. 사실 세상 사는 게 어디 쉽나요. 돈 때문에 힘들었던 배우자가 새벽 2시 술 거나하게 취해 집에 들어와 아내에게 그동안 하지 못 했던 신세 한탄과 미안함, 슬픔, 사랑이 담긴 노래예요.”

▲아직 20대로, 이해하기에는 무거운 가사인 것 같은데.

“저도 어릴 때 꿈 하나만 바라보고 영천에서 서울에 혼자 올라와 고생을 많이 했어요. 말을 잘 하고 사람들을 웃기는 재주를 가지고 있어 MC와 개그맨을 꿈 꿨는데요. 개그맨 시험은 너무 어렵더라고요.(웃음) 결국 레크리에이션과 각종 행사를 종횡무진하고 있는 전문MC가 됐죠. 하지만 금전적으로 어려운 부분은 어떻게 해결이 잘 안 되더라고요. 제가 운전을 잘 해서 대리운전과 택시운전 5년동안 하면서 근근이 버텼어요. 무대에서 몇 천명 앞에 서서 말하다가 한 두 명 태우는 기사를 할 때 힘든 일도 참 많았죠. 사실 거짓말도 좀 해서 잔돈 몇 푼도 벌어봤고요. 저는 노래 가사와 제 인생이 아주 많이 비슷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해할 수 있죠.”

▲혼자 서울로 상경해 앨범까지 내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네 맞아요. 서울에 인맥도 없고, 주변에 도움 받을 사람도 없었죠. 그런데 제가 MC콱이라는 이름으로 이곳 저곳 행사하러 다녔을 때 알게 된 분이 바로 지금 소속된 ㈜메이드커뮤니케이션 대표님이예요. 회사와 홍정수 작곡가님, 김희진 작곡가님의 도움으로 앨범이 나올 수 있었어요.”


▲왜 하필 트로트를 선택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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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굉장히 많이 들었던 질문이예요. 얼굴만 보면 힙합 할 것처럼 보인다고.(웃음) 저는 트로트가 정말 좋아요. 트로트는 힘들고 지친 일상을 위로해주는 노래 같아요. 사랑, 이별에 관한 노래도 좋지만 가장 보통의 고민을 담을 수 있죠.”

▲앨범을 낸 후 기분은 어땠나? 주변 반응도 궁금하다.

“인터넷에 제 이름과 노래를 검색하면 나오니까 언제 어디서든 누구나 확인이 가능하다는 게 감회가 남다르더라고요. 여태까지 행사에 많이 다녀봤지만 일회성으로 끝나기 바빴는데 앨범은 평생 남는 거니까요. 평생 제 자산이니까. 친구들은 물론 축하해주고요. 부모님도 처음에는 많이 반대하셨지만, 제가 점점 꿈을 이뤄가는 모습을 가장 자랑스러워하셨어요. 특히 아버지는 저에게 칭찬과 쓴 소리를 마다하지 않으시고 열렬히 응원 해 주십니다.”

▲응원하는 부모님이 계셔 든든할 것 같다.

“저희 아버지가 정말 대한민국에 흔히 있을 법한 아버지 상이예요. 언제나 자식들을 위해서 묵묵히 일하시고 헌신하시죠. 저는 계속해서 도전하고 일하고 싶어요. 돈을 벌면 부모님께 좋은 것들 많이 해드리고 싶죠.”

▲앨범이 나온 지 벌써 1년이 됐다. 요즘 근황은.

“7월에 새 앨범이 곧 나와요. 요즘 새로운 앨범 준비하느라 정신이 없어요. 또 방송 출연도 계획돼 있고, 5월까지는 행사 일정도 굉장히 많아서 전국을 누비고 다녔어요. 조금 쉬면서 일정도 정리하고, 친구들도 만나고, 무엇보다 지금은 새 앨범에 가장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어요.”

▲이번에는 어떤 노래가 나올 지 궁금하다.

“다 알려드릴 순 없고요.(웃음) 요즘 젊은 층에서 반응이 좋은 EDM(Electronic Dance Music)을 가미한 밝은 느낌의 노래일 것 같아요.”

▲마지막으로 팬들에게 하고싶은 말은.

“인생이 항상 좋은 날만 있다면 좋겠지만, 저는 그렇지 않아서 이것 저것 많이 경험하고 배웠어요. 화려한일도, 남들이 보기엔 보잘 것 없어 보일 수 있는 일들도 많이 했는데요. 결국 직업에는 귀천이 없는 것 같아요. 요즘 청년 실업난이 심각하다고 하지만 열심히 살면 언젠가는 본인의 꿈에 가까워지지 않을까요? 제 노래 제목은 못난 사람이지만, 결코 못난 사람이야기가 아니예요. 극복하기 위해 매일매일 노력하는 사람의 평범한 이야기죠. 앞으로 더 많은 사람들의 인생을 담은 노래를 부르고 싶어요. 많이 기대해주시고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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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호 기자 dongho@sedaily.com

김동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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