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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E★인터뷰②] V.O.S "나를 먼저 생각했다면 뭉치기 힘들었을 거에요"

/사진=J-SOUL 컴퍼니/사진=J-SOUL 컴퍼니



2004년 데뷔한 V.O.S의 지난 15년은 ‘다사다난’이라는 단어로 요약된다. ‘뷰티풀 라이프(Beautiful Life)’, ‘큰일이다’, ‘매일매일’ 등으로 음악 방송 1위라는 영광을 누렸던가 하면, 박지헌이 숨겨둔 아이를 공개하면서 파장이 일기도 했다. 그리고 한 때는 서로의 마음을 닫은 채 팀 분열을 맞기도 했다.

약 7년여 시간 동안 박지헌은 솔로가수로, 최현준과 김경록은 V.O.S로 활동한 끝에 세 사람은 2016년 1월 다시 하나로 뭉쳤다.


여러 고비를 거쳐 온 만큼, 다시 모인 V.O.S는 이전보다 더 단단해졌고 불필요한 욕심도 버릴 줄 알게 됐다. 소속사 없이 활동을 시작할 수 있었던 것도 어쩌면 이렇게 다져온 굳은살 때문일지 모른다. 그런 그들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순간은 언제였을까.

“15년이 됐다는 게 믿기지 않아요. 중간에 활동을 안 한 시간도 길다보니 이제 겨우 4~5년 정도 활동한 기분이에요. 힘들었어도 셋이 뭉쳐 지냈던 때가 제일 좋았던 것 같아요. 오히려 가장 잘 됐을 때보다 꿈을 꾸고 힘들었을 때 생각이 많이 나요.”(김경록)

“‘그때 참 좋았지’ 이런 게 없는 거 보면 지금이 가장 좋은 것 같아요. ‘보고싶은 날엔’, ‘뷰티풀 라이프’ 등 많은 분들에게 사랑 받았던 곡들이 있지만, 죄송하게도 가장 아끼는 곡은 아니에요. 최선을 다해 노래했지만, 당시는 그게 내 직업이니까 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이번 신곡 ‘문’이 가장 기억에 남아요. 가장 진심을 다 해서 준비한 곡이니까요”(최현준)

“경록이가 한창 예능에 출연할 때 많이 힘들어 했어요. 예능을 즐기면서 할 성향이 아니었거든요. 매일 밤 맥주 하나 들고 집에 와서 ‘예능이 힘들다’ 그러더라고요. 그런데 그때와 다르게 분위기가 많이 바뀌었어요. 요즘은 농담으로 경록이한테 혹시 모르니 개도 더 열심히 키우라고 해요. 아니면 수염을 길러봐도 좋을 것 같고(웃음).”(박지헌)

“지금 다시 예능을 한다면 이제는 ‘나’ 자신 그대로 나갈 수 있는 방송도 해보고 싶어요. 가끔씩 예전에 제가 나오는 방송을 보면 왜 그땐 즐기지 못했을까 라는 생각도 들어요. 지금은 조금 더 즐기면서 할 수 있을 것 같아요.”(김경록)

/사진=J-SOUL 컴퍼니/사진=J-SOUL 컴퍼니


같은 대학에서부터 시작한 인연을 팀으로까지 이어온 세 사람은 한 때는 서로를 원망하고 미워한 적도 있었다. 그들의 깊은 골은 좀처럼 봉합하기 어려워 보였다. 이들이 화해를 하게 된 계기는 간단했다. ‘대화’였다.

“‘우리가 왜 이렇게 화합하지 못 했을까?’라는 생각을 뒤늦게 했어요. 헤어졌었던 시간들이 있기에 서로에게 더 잘 하게 되는 것 같아요. 그만큼 서로의 진가도 알게 됐고요. 저는 V.O.S가 끝이 났다고 생각해서 음악에만 매진하고 작곡가가 됐어요. 굉장히 고독한 시간이었죠. 경록이로 하여금 (지헌)형과 다시 소통하면서 형에게 사과 받아야 할 것들도 다 받고 한 순간에 마음을 푼 것 같아요.”(최현준)


“싸우면 싸울수록 그 안에 끈끈함도 생기는 것 같아요. 그러면서 엄청난 성장을 하게 되죠. 우리는 지금 무척 행복해요. 돈의 크기를 보지 않고 우리 셋의 음악을 할 수 있다는 마음가짐이 됐다는 것 자체가 행복한 것 같아요.”(박지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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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같은 생각이에요. 개인을 먼저 생각했다면 분명 다시 뭉치기 힘들었을 거예요.”(김경록)

소속사 없이 셋이 함께 작업을 시작하게 되면서 서로를 더 이해하게 된 V.O.S는 최근 KBS 2TV ‘불후의 명곡’ 웨스트라이프 편에 출연해 다시 한 번 초심을 다졌다.

한국의 웨스트라이프를 표방하며 그들의 안무, 손짓까지 공부했던 V.O.S는 셰인 필란이라는 우상 앞에서 무대를 선보인데 이어, 우승까지 차지했다. 우승 호명 후 그들이 쏟은 뜨거운 눈물은 분명 진짜였다. 이를 계기로 V.O.S는 7월 27일 열리는 셰인 필란 내한공연에 유일한 게스트로 초청받기도 했다.

“진심에서 우러난 눈물이기 때문에 예쁘게 울 수가 없더라고요. 실제로 볼 수 있을거라 상상도 못했던 분을 본 것도 영광인데 그 분 앞에서 노래를 부르고 우승까지 했다는 게 너무 신기했어요. ‘어떻게 이런 타이밍에 이런 기회가 오지?’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옛날의 우리를 들여다보게 해줬어요. 그게 너무 값지더라고요.”(최현준)

“셰인 필란이 트로피를 들고 다가오는데 거대한 산처럼 느껴졌어요. 이 경험은 죽을 때까지 잊지 못할 것 같아요.”(김경록)

“정말 기대를 하나도 안했어요. 어딜 가게 되면 그래도 몇 프로는 항상 기대를 하게 되는데 진짜 그 때는 처음으로 기대를 하나도 안 했어요. 그래서 놀라서 운 것도 있는 것 같아요. 너무 좋았죠.”(박지헌)

분명 예전과 같은 화려함은 없다. 세 사람의 방패막이가 되어줄 V.O.S의 소속사도 없다. 하지만 세 사람의 행복지수는 역대 최고치다. 분명 힘들겠지만, 그만큼 더 의미 있는 과정을 통해 V.O.S의 새로운 정체성을 만들어 갈 수 있다는 기대감이 가장 크다.

“V.O.S는 지금까지 노래를 잘한다는 이미지만 강했던 것 같아요. 정작 음악적 색깔은 어떻게 만드는 지 너무 모르고 살았어요. 각자의 삶이 있으니까 예전처럼 왕성하게 활동을 하지는 못하겠지만, 이것도 하나의 기회라고 생각해요. 이 마음을 잘 녹여서 하나씩 쌓아가다 보면 V.O.S의 색깔도 생길 거예요. 세 사람의 삶에도 V.O.S가 그렇게 녹아들었으면 좋겠고요”(박지헌)

이하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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