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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꽂이 - 중국의 미래, 싱가포르 모델]10년 뒤 중국이 궁금하다면...싱가포르를 보라

■임계순 지음, 김영사 펴냄

'변화 속에서도 통제 가능한 정부'

덩샤오핑·시진핑 등 中 지도자

이상적 국가발전 모델로 삼아

쑤저우·톈진 등 합작도시 늘면서

중국인 가치관까지 영향 미쳐




북미 정상이 처음으로 만나는 싱가포르에 세계인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과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세기의 회담’이 열리는 싱가포르는 어떤 곳인가. 국민소득과 국민행복지수가 아시아에서 가장 높고 경제가 지속적으로 발전하는 가운데에도 공직자들의 청렴도가 높아 부정부패가 없는 나라다. 무엇보다 한국인들이 가장 부러워하는 점 중 하나는 아마도 국민 90% 이상이 자기 집을 소유하고 있다는 점일 것이다. 싱가포르는 이러한 점들 때문에 산업화, 도시화가 가파르게 진행되는 모든 개발도상국가들의 이상적 모델로 꼽히기도 한다.

중국 역시 싱가포르를 발전모델로 지목했다. 덩샤오핑은 싱가포르 같은 도시가 중국에 1,000개 쯤 만들어지기를 간절히 원했고, 시진핑 또한 ‘싱가포르 모델’을 지향하고 있다. 중국 간부들 사이에서 “싱가포르에 갔다 왔나?”가 인사말일 정도다.



그렇다면 덩샤오핑에 이어 시진핑까지 중국의 지도자들이 싱가포르를 발전 모델로 선택한 것일까? 책의 저자이자 중국 전문가 임계순 교수는 중국이 꿈꾸는 미래는 바로 싱가포르와 같이 통치되고 관리되는 사회이기 때문이라고 보고 있다.


중국 경제는 무서운 속도로 성장하는 가운데 도시화 발전단계에 진입했으며, 이로 인해 개인의 가치관과 사회제도 역시 급격한 변화를 겪고 있으며, 또 앞으로도 이 변화는 예측이 불가능할 정도다. 이에 시진핑은 강하게 개혁을 추진하고 완성하기 위해 절대권력이 필요하다고 보고 리콴유와 같이 중앙집권화를 추진하고 있다. ‘변화 속에서도 통제가 가능한 정부’, 이것이 시진핑의 지향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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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 정상이 어떠한 방식으로 ‘핵 폐기’에 합의를 한다고 할지라도 핵 폐기 과정에서 중국의 개입을 불가피해 보인다. 미국보다 더욱 영향력이 커지고 있는 중국이 어떤 역할을 할지에 따라 동북아시아 그리고 세계의 미래가 결정된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중국의 외교 정책 역시 우리가 예의주시해야 할 포인트다. 이 때문에 싱가포르의 외교 정책을 살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싱가포르는 경제력을 바탕으로 실용주의 외교정책을 펼친 결과 동남아시아에서 주도적인 외교 역량을 과시하고 있다. 작은 도시 국가에 불과하지만 국가의 전략적 이익과 자존심이 걸린 문제에 대해서는 물러서지 않는 게 싱가포르의 외교 정책이었다.

책은 중국이 어떻게 얼마나 변하고 있는지를 중국과 싱가포르 간 합작도시인 쑤저우공업도시, 톈진생태도시, 광저우지식도시의 관원들과 주민들의 의식구조를 통해 낱낱이 보여준다. 이 외에도 중국이 싱가포르로부터 가시적인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소프트웨어, 싱가포르의 가치관까지 영향받고 있음을 방대한 자료를 통해 입증해낸다.

요컨대 저자의 주장에 따르면 싱가포르의 현재는 중국의 미래를 미리 보는 것이나 다름 없다. 그렇다면 싱가포르의 복지 또한 중국의 미래에 현실화할 수 있을까. 싱가포르는 경제 발전의 혜택이 국민에게 고르게 돌아가고 있으며 ‘21세기 초고의 복지’인 낮은 실업률 역시 본받을 만하며, 공영주택, 의료, 교육 등 높은 수준의 국민 복지를 정부가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처럼 고도의 싱가포르 복지를 중국이 과연 따라잡을 수 있을지 오늘의 중국 복지 수준을 보면 요원할 따름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책은 싱가포르의 모습을 통해 ‘미래의 중국’에 우리가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에 대한 실마리 정도는 충분히 제공해주고 있다고 할 수 있다. 2만8,000원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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