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남도는 거제∼마산 국도건설공사 구간 내 유적(창원시 마산합포구 현동 1329번지 일원)에 대한 발굴조사에서 덧널무덤(木槨墓)을 중심으로 3~5세기 가야시대 최대 규모의 고분군이 확인됐다고 8일 밝혔다.
이번 발굴조사는 거제 장목면에서 창원시 우산동을 연결하는 국도건설공사를 위한 문화재조사 사업으로 삼한문화재연구원이 부산지방국토관리청으로부터 의뢰받아 2017년 6월부터 2018년 11월까지 발굴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발굴조사 결과 가야시대 고분을 비롯해 청동기~조선시대에 이르는 각종 유구 1,000여기가 확인·조사됐다. 이 중 640여기는 나무로 곽을 짠 덧널무덤의 구조로, 무덤 내부에서는 아라가야 계통의 통모양굽다리접시, 불꽃무늬토기 등 각종 토기를 비롯해 망치, 덩이쇠(鐵鋌), 둥근고리큰칼, 비늘갑옷, 투구 등 2,500여점의 가야유물이 출토됐다
특히 387호 덧널무덤은 고분군 내에서 최고지배층의 무덤으로 판단되며 그 규모는 길이 5.6m, 너비 2.0m 정도이다. 이곳에서 굽다리접시, 그릇받침, 철창 등과 함께 배모양토기(舟形土器)가 출토됐으며, 가야고분에서 발견되기는 처음이다.
선체의 아랫부분에 굽다리(臺脚)를 붙여 세울 수 있도록 한 배모양토기는 세부적인 기능들이 정교하게 표현되어 있으며 날렵한 조형미를 갖춰 가야시대 해양 선박의 웅장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최고의 작품(길이 29.2cm, 높이 18.3cm)이다. 또 고대 가야인들이 철을 매개로 중국, 낙랑, 왜와 활발히 교역한 항해용 선박의 실제 모습을 가늠할 수 있다는 점에서 역사적 가치가 높은 보물급 유물로 평가된다.
이번 거제∼마산 국도건설공사 구간 내 유적은 과거 1989년, 2009년 국도 공사 시 발견된 유적과 동일한 성격으로, 이미 발굴된 고분까지 포함하면 840여기 이상이 조성되어 있는 최대 규모의 가야고분군이다. 규모와 출토유물로 보아 남해안을 근거지로 대외 교류에서 독자적으로 활동했던 아라가야의 지방 세력으로 판단된다.
경남도 관계자는 “지금까지의 조사결과로 볼 때, 가야사 규명에 학술적, 자료적으로 중요한 가치를 지닌 유적으로, 향후 현장조사와 자료분석, 정리 등이 원활히 진행될 수 있도록 발굴조사에 충분한 기간과 재원이 필요하며 더 많은 중요 유물 발굴이 기대된다”고 밝혔다. /창원=황상욱기자 sook@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