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美, 고립되는 사이...中은 러와 경제 밀월

習, 푸틴에 200억위안 원자로 계약

이란·카자흐·인도와도 공조 강화

미국이 동맹국들과 날 선 대립각을 세우고 있는 가운데 중국은 러시아·이란·카자흐스탄 등 전통적 우방국은 물론 국경분쟁을 겪고 있는 인도 등과도 공조 대열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중러 간 밀월에는 가속도가 붙었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미국이 1기 원자로를 수주했던 원자력 사업의 2기 원자로 계약을 미국 대신 러시아에 안겨주며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에게 200억위안(약 3조3,600억원) 규모의 통 큰 선물을 했다.

10일 홍콩 명보에 따르면 누얼 바이커리 중국 국가에너지국장과 러시아 국영 원전기업인 로사톰의 알렉세이 리카체프 회장은 지난 8일 베이징에서 200억위안 규모의 러시아산 원자로 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명보는 양측이 시 주석과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베이징 정상회담에 맞춰 협력 계약서에 사인했다며 중국과 러시아 원전 사상 최대 규모라고 전했다.


중국은 이번 협력 계약에 따라 랴오닝성 쉬다바오 원전 2기의 3, 4호기, 장쑤성 톈완 원전 7, 8호기에 러시아산 원자로 ‘VVER-1200’을 도입하기로 했다. 미 웨스팅하우스가 쉬다바오 1기 원전사업 원자로를 이미 수주한 상태에서 관례대로 2기 원자로 도입 계약도 미국이 따낼 것이라는 예상을 깬 것이다. 여기에는 통상 갈등의 골이 깊어지는 미국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러시아와의 밀착 관계를 강화하려는 정치적 의도가 작용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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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화통신에 따르면 중러 정상은 앞서 베이징 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정세와 이란 핵 문제 등 공동 관심사에 대해 깊이 있는 의견을 나눴으며 이후 톈진으로 이동해 아이스하키 청소년 친선경기를 관람하기도 했다.

한편 올 SCO 정상회의에는 카자흐스탄·키르기스스탄·타지키스탄·우즈베키스탄 등 기존 회원국 외에 지난해 정식 회원국이 된 인도와 파키스탄 정상들도 초청해 결속력을 과시했다. 시 주석은 정상회의 만찬 자리에서 “회의가 열리는 산둥은 공자의 고향이자 유교문화의 발상지”라며 “유교 경전에 나오는 ‘협화만방 사해일가(協和萬邦 四海一家·온 세상이 화합해 평화로워 한 가정을 이룬다)’라는 화합 이념은 SCO 정신과도 통한다”고 강조했다.

시 주석은 신규 회원국인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와 양자회담을 열어 쌀 수출 협약에 서명하는 한편 중국 티베트와 인도를 가로지르는 야루짱부(인도명 브라마푸트라)강 수자원 정보를 공유하기로 했다. 옵서버 자격으로 이번 회의에 참석한 하산 로하니 이란 대통령과의 정상회담에서는 이란의 SCO 가입에 대한 지지 의사를 표명했다. /베이징=홍병문특파원 hbm@sedaily.com

홍병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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