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취임 100일' 이상직 중진공 이사장 "복합금융으로 제2의 토스·직방 육성…유니콘 10개 이상 만들 것"

자금난 스타트업·중기 위해

프라이머리 CBO 적극 도입을

청년창업사관학교 출신 힐세리온 등

사회적 기업 발굴·지원 힘쓸 것




“기업 가치가 1조원에 달하는 유니콘 기업을 10개 정도는 만들고 나올 생각입니다. 토스나 직방처럼 독과점을 깨거나 시장의 판을 바꾸는 그런 기업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지원할 계획입니다.”

오는 12일 취임 100일을 맞는 이상직(사진) 중소기업진흥공단 이사장은 서울 종로구에서 가진 서울경제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직접 창업을 해서 데스밸리(death valley·죽음의 계곡)를 넘기고 독과점을 깨서 성공한 경험이 있기 때문에 기업이 무엇을 필요로 하고 정부가 무슨 일을 해야 하는지 잘 알고 있다”며 “기업들이 원하는 방식으로 자금을 지원해 그들이 데스밸리를 넘기고 유니콘 기업이 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대증권에서 애널리스트와 펀드매니저 생활을 거친 뒤 제철화학 플랜트 제조업체 KIC를 경영한 이 이사장은 저비용 항공사(LCC)인 이스타항공을 창업, 대기업으로 구성된 국내 항공 시장의 독과점 구조를 깼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후 19대 국회의원을 지낼 당시에는 국회 정무위원회 위원과 직능위원장으로 활동해 다양한 경험을 쌓았다.


이 이사장은 취임 이후 기업들을 탐방하며 유니콘 기업 발굴에 나서고 있다. 그는 “현장을 도와주기 위해 온 것인 만큼 사무실에 거의 들어가지 않고 기업 현장과 해외를 주로 다니고 있다”며 “아무도 투자하지 않을 때 인터파크에 1호로 투자해 판을 바꿨던 것처럼 그런 역할을 할 수 있는 기업을 찾고 지원할 것”이라고 힘주어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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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이사장은 소형 전기차 제조업체인 대창모터스를 대표적인 예로 들었다. 기업을 방문한 결과 최신 모델 1만 대 생산주문을 받았지만 조립 등에서 여력이 부족해 1,000대밖에 생산하지 못하고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고, 하루빨리 생산량을 늘릴 수 있도록 자금지원을 승인했다고 한다. 이 이사장은 “독과점을 깨는 비즈니스 모델을 갖고 있는데다 콘셉트도 좋은 회사”라고 강조했다.

중소기업 핵심 정책으로 이 이사장은 정부가 복합금융을 활용한 프라이머리 자산유동화증권(P-CBO) 사업을 활용해 자금난에 놓인 스타트업과 중소기업을 도와야 한다고 역설했다. 그는 “데스밸리에 처한 기업은 일종의 수술 환자로, 이들에게 자금 지원이란 수술 환자에게 피와 수액을 주는지 안 주는지와 같다”며 “7년 단위의 정부 대출과 달리 복합금융은 만기가 3년이기 때문에 같은 재정으로 2.3배의 효과를 낼 수 있다”고 짚었다. 여기에 P-CBO까지 발행할 경우 민간자금을 끌어들이는 것이어서 현재의 지원방식 대비 약 20배의 효과를 낼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 이사장은 “연대보증도 폐지된 상황에서 투자나 대출만으로는 한계가 있기 때문에 복합금융이 답이 될 것”이라며 “복합금융으로 기업의 부채비율을 떨어뜨리고 지원금은 20억~30억원으로 늘려 기업이 죽음의 계곡을 벗어나 히든 챔피언이 되고 결국 코스닥시장에까지 들어가게 하려는 것”이라고 복안을 제시했다. 특히 중진공이 지난 2000년부터 10년간 자산유동화사업(ABS)을 통해 2조8,000억원을 공급했는데 손실률이 9.8%에 그쳤던 만큼 성공 여력이 높다는 분석이다.

중진공 청년창업사관학교 출신인 힐세리온 등 사회적 기업에 대한 관심도 보였다. 힐세리온이 개발한 휴대용 초음파기는 교통사고 등 응급상황 시 병원에 도착하기 전에 초음파 촬영이 가능해 아프리카 등 비교적 의료 기술이 떨어지는 국가에서 인기를 끌고 있다. 이 이사장은 “의대 교수 출신의 대표가 사회적 기업가의 마인드로 설립한 회사인 만큼 보통의 회사와는 가치가 다르다”며 “이 같은 회사를 적극적으로 발굴해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연하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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