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노동부, "회식은 노동시간 포함 안돼, 접대는 회사 승인 있어야"

"노동시간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된 시간’"

11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긴급 주요기관장회의에서 김왕 근로기준정책관이 김영주 장관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11일 세종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고용노동부 긴급 주요기관장회의에서 김왕 근로기준정책관이 김영주 장관 발언을 듣고 있다. /연합뉴스



주 52시간 근무제 시행과 관련해 회식은 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무 관련 접대도 사용자 승인이 있어야 근로시간으로 인정된다.

노동시간 단축 시행을 한 달여 앞두고 어떤 업무를 노동시간으로 봐야하는지 명확한 기준이 없어 일선에서 혼란이 이어지자 정부가 가이드라인을 내놨다. 정부는 11일 노동시간에 포함할지 판단하는 기준을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된 시간’으로 제시했다. 고용노동부는 ‘근로시간 해당 여부 판단 기준 및 사례’ 자료에서 “근로시간이라 함은 근로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돼있는 시간, 즉 노동력을 사용자의 처분 아래 둔 실구속 시간을 의미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르면 노동시간 단축과 관련해 회식은 근로시간에 포함되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업무 관련 접대도 사용자 승인이 있어야 근로시간으로 인정된다. 해외출장 시 비행, 출입국 수속, 이동 등에 걸리는 시간 기준은 노사 합의로 마련해야 한다.

노동부는 “사용자의 지휘·감독은 명시적인 것뿐 아니라 묵시적인 것을 포함한다”고 덧붙였다. 노동부는 노동시간으로 볼 수 있는지를 두고 혼란이 일고 있는 대기, 교육, 출장, 접대 등의 시간에 관해서도 관련법과 판례 등을 토대로 판단 기준을 제시했다.


노동자가 사용자의 지휘·감독에서 벗어나 자유롭게 이용할 수 있는 시간은 ‘휴게시간’으로 봤다. 노동시간은 아니지만 시간을 자유롭게 이용하기 어려우면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있는 ‘대기시간’으로 간주돼 노동시간으로 인정된다. 아파트 경비원의 야간 휴게시간을 자유로운 이용이 보장되는 휴식·수면시간으로 보기 어렵고 긴급 상황에 대비하는 대기시간으로 볼 여지가 충분하다고 본 대법원 판례가 근거로 제시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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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동부는 교육시간에 관해서는 “사용자가 의무적으로 실시하도록 돼 있는 각종 교육을 실시하는 경우 그 시간은 근로시간에 포함 가능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노동자가 개인 차원에서 법정 의무 이행에 따른 교육을 받거나 이수가 권고되는 정도의 교육을 받으면 그 시간은 노동시간으로 보기 어렵다는 게 노동부의 설명이다. 노동자의 직무수행능력 향상을 위한 ‘직업능력개발훈련’의 경우 사용자와 노동자가 ‘훈련계약’을 체결했다면 그 내용에 따라 노동시간 여부를 판단하지만, 계약이 없다면 기본적으로 노동시간이라 본다.

노동이 사업장 밖에서 이뤄져 노동시간 산정이 어려운 출장의 경우 8시간 등으로 정해지는 ‘소정 근로시간’이나 ‘통상 필요한 시간’을 노동시간으로 간주할 수 있다. 노동부는 “출장과 관련해서는 통상 필요한 시간을 근로자대표와 서면 합의를 통해 정하는 게 바람직하다”며 해외 출장도 비행, 출입국 수속, 이동 등에 걸리는 시간의 기준을 노사간 합의로 정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강조했다.

회식에 대해서는 “노동자의 기본적인 노무 제공과는 관련 없이 사업장 내 구성원의 사기 진작, 조직 결속 및 친목 등을 강화하기 위한 차원임을 고려할 때 노동시간으로 인정하기는 어렵다”고 밝혔다. 사용자가 참석을 강요하는 언행을 했더라도 그것만으로는 회식을 근로계약상 노무 제공으로 볼 수 없다는 게 노동부 설명이다.

업무와 관련이 있는 제3자를 정해진 노동시간이 아닌 시간에 접대할 경우 사용자의 지시나 최소한 승인이 있어야 노동시간으로 인정될 수 있다. 사용자의 지휘·감독 아래 있는 워크숍은 노동시간으로 볼 수 있고 소정 근로시간을 초과하는 토의 등은 연장근로로 인정 가능하지만, 워크숍 중 친목 도모 시간은 노동시간으로 보기 어렵다.

노동부는 “(특정 활동의) 근로시간 해당 여부는 사용자의 지시 여부, 업무 수행 의무 정도, 수행이나 참여를 거부할 경우 불이익 여부, 시간·장소 제한의 정도 등 구체적 사실관계를 따져 사례별로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

권혁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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