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정책

장기투자처 찾아 해외 익스포져 늘리는 국내 금융사들

취약 신흥국, 남유럽 국가 비중은 낮아

아르헨티나·터키 등 비중 미미

글로벌 금융위기 확산 전 감내 가능해

국내 금융회사들이 해외 익스포져를 늘리고 있는 가운데 취약 신흥국, 남유럽 국가에 대한 비중은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11일 금융감독원은 지난 3월 말 국내 금융회사의 전체 대외 익스포져는 2,336억달러로 전년 말 대비 3.6%가 늘어났다고 밝혔다. 이는 금융회사 총자산의 6.7% 수준이다. 익스포져란 외화대출, 외화 유가증권투자 및 외화지급보증의 합계를 뜻한다.

형태별로 살펴보면 외화대출이 1,068억달러로 4.7% 늘었고, 외화유가증권 투자는 1,129억달러로 3.4% 증가했다. 지급보증은 139억달러로 2.6% 줄었다. 국내 금융기관의 외화대출이 늘어난 것은 중국·동남아 등 아시아 지역의 대출이 커졌기 때문이다. 주요 거래 비중을 차지하는 은행들이 현지 점포들을 활용해 적극적인 영업을 펼친 결과로 풀이된다. 또한 국내 보험사 등이 해외 우량한 채권에 대한 투자가 증가함에 따라 외화 유가증권 투자도 늘어난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국내에서는 장기물로 자산을 운용할 여건이 안 되는 탓에 유럽, 미국 등에 대한 채권 투자가 활발히 이뤄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금융기관별로 살펴보면 증권사와 여전사가 큰 폭의 증가세를 보였다. 증권사 익스포져는 108억6,000만달러로 지난해 말 대비 10.9% 늘었고, 여전사는 10억5,000만 달러로 11.7%씩 증가했다. 은행(1,369억달러), 보험(848억달러)는 각각 3.6%, 2.6%씩 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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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르헨티나, 터키, 브라질, 인도네시아 등 4개 취약 신흥국에 대한 국내 금융회사의 익스포져는 132억달러로 전체 익스포져의 5.6% 수준인 것으로 집계됐다. 이 중에서도 인도네시아 익스포져가 94억4,000만달러로 가장 많은 비중을 차지했다. 신흥국 통화가 요동치고 있는 아르헨티나, 터키에 대한 익스포져는 13억7,000만달러로 전체의 0.6%에 불과했다. 이탈리아, 스페인, 그리스, 포르투갈 등 4개 남유럽 국가에 대한 익스포져는 23억달러로 전체 익스포져의 1% 수준으로 나타났다. 정국 불안을 겪고 있는 이탈리아의 익스포져는 1억6,000만달러로 0.1% 비중에 불과했다.

금감원은 “4개 취약 신흥국 및 남유럽 국가의 익스포져는 국내 금융회사 총자산의 0.4% 수준”이라며 “해당 국가의 금융위기가 글로벌 금융위기로 확산되지 않는 한 감내 가능하다”고 말했다.

이에 따라 금감원은 대외 익스포져의 특정국가 편중 등 위험요인에 대한 모니터링을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금융시장의 변동성이 커질 경우 기재부 등 유관기관과 협조체계를 강화하고 국내 은행의 외화유동성 상황을 집중 점검하는 등 선제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이다.


박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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