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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EO & STORY]박진영 인터파크ENT 대표 "금융·여행·엔터...어떤 사업이든 본질 비슷, 집중력 성패 갈라"

집중력이 가장 큰 자산

경기·트렌드 등 다양한 변수들

집중력있게 파고들면 적용방법 보여

한신평·인터파크 여행 등 잇단 성공




집중력이 가장 큰 자산

경기·트렌드 등 다양한 변수들


집중력있게 파고들면 적용방법 보여

한신평·인터파크(108790) 여행 등 잇단 성공

“금융·인터넷·여행·엔터테인먼트 등 어떤 사업이든 본질과 속성은 다 비슷해요. 단지 내가 얼마나 애정을 가지고 집중력 있게 파고드느냐가 성패를 가를 뿐이죠. 비즈니스에는 공통 속성이 있어서 잘 파고들면 어떤 분야에서도 길이 있다고 봅니다.”

금융과 인터넷·여행업을 거쳐 이제는 뮤지컬·콘서트 등을 비롯해 K팝 및 배우 아카데미 등 엔터테인먼트로 비즈니스의 스펙트럼을 빠르게 확장하고 있는 박진영(53·사진) 인터파크ENT·인터파크씨어터 대표는 그동안 다양한 업종들을 거쳐 오면서도 계속해서 뛰어난 성과를 낼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집중력’이라고 했다.

박 대표는 한국신용평가와 현대카드 등 금융업을 거쳐 지난 2005년 인터파크여행 마케팅 이사로 이직했다. 당시 그가 가장 많이 받았던 질문은 “금융업에 계시던 분이 어떻게 여행업으로 오셨나”였다고 한다. 여행업에서 엔터테인먼트로 옮겨온 지금도 그는 비슷한 질문을 받는다. 이에 대해 그는 “성공 비결은 오직 집중력이라고 말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시장에는 경쟁자를 비롯해 시장이 좋고 안 좋고 하는 경기, 트렌드 등 다양한 변수가 있다”며 “현재 내가 일하고 있는 분야에 변수들을 어떻게 적용할지는 3차·4차 함수를 풀듯 정답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집중력 있게 파다 보면 어떻게 사업을 기획하고 마케팅해야 하는지가 보인다”고 설명했다.

그는 오픈 6개월 만에 흑자를 낸 인터파크씨어터가 운영하는 블루스퀘어에 오픈한 레스토랑 ‘솔로스 키친’과 ‘스테이지 B’를 집중력이 이룬 성공사례로 꼽았다. “레스토랑 하나 운영하는 데도 신경 쓸 게 많아요. 고객층에 대한 분석, 이벤트, 마케팅, 직원, 메뉴 개발 등 고려해야 할 게 많은데 이것들이 다 성공 변수로 이어집니다. ‘혼공(혼자 공연 보는 관객)’, 공연을 보면서 데이트하는 2030 세대 등의 취향 등을 빠르게 분석하고 파악하는 것이 중요해요.”

앞서 박 대표는 인터파크 여행사업 부문에 있을 때 항공권 인터넷 발매를 처음으로 도입하는 등 ‘혜성’처럼 나타나 업계를 선도해 커다란 주목을 받았다. 2000년대 중반까지도 패키지가 여행 상품에서 상당한 비중을 차지했지만 이후부터는 자유여행으로 여행의 트렌드가 변화하기 시작했고 박 대표는 이러한 흐름을 재빠르게 파악했던 것이다. 인터파크 여행사업 부문은 여행업의 호황을 타고 2010~2015년 당시 업계의 ‘투톱’이던 하나투어와 모두투어를 무섭게 치고 올라와 사세를 확장했다.


하는 일마다 성공한 것 같지만 그에게도 좌절과 실패는 있었다. 그동안 언론을 통해 한 번도 꺼낸 적이 없었지만 정보기술(IT) 버블 붕괴 당시 겪었던 시련이자 그가 성공하는 데 좋은 재료가 됐던 경험에 대해 털어놓았다. “첫 직장이 안정적인 금융회사였는데 사내벤처를 만들어 36세에 대표이사(CEO)가 됐죠. 인터넷 벤처 붐이 일던 시절이었는데 어린 나이에 대표가 되니까 제가 잘난 줄 알고 지내다 IT 거품이 꺼지면서 사업에 실패했어요.” 이처럼 당시를 회상한 그는 “기대가 컸던 만큼 실망도 컸던 탓에 정신적으로 너무 힘들어서 사업을 정리하고 20대에 가보고 싶었지만 돈이 없어서 가지 못했던 미국 유학길에 올랐다. 그러나 기본적인 의사소통이 하나도 되지 않으니 대우도 못 받았다”면서 “그래서 ‘내가 다시 돌아갈 곳은 한국이다’라는 생각에 1년 후 귀국해서 주어진 일, 사업에 집중하다 보니 이 자리까지 오게 됐다”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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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터분야서 새 도전

연예인 아카데미 스테이지631로

K팝·연기 매니지먼트 시장 출사표

힙합 기반 뮤지컬 제작도 추진

서울대에서 지질학을 전공하고 금융·인터넷·여행업 등에 종사한 박 대표는 현재 이전의 이력과는 전혀 상관없는 ENT(공연·티켓), 인터파크씨어터, 뉴컨텐츠컴퍼니 등의 대표이사를 맡고 있다. 그리고 2016년 7월 엔터테인먼트 사업부로 옮겨온 후 박 대표가 2년 만에 내놓은 야심작인 연예인 아카데미 ‘스테이지631’이 오는 25일 개원한다. 뮤지컬 등 공연에 이어 이번에는 K팝, 연기 매니지먼트에 도전하는 것이다.

이력을 보면 음악과는 상관이 없어 보이지만 박 대표는 어린 시절 부활, 기타리스트 잉베이 말름스틴, 딥퍼플 등 록음악을 비롯해 조동진·장필순 등의 포크음악에 빠져 살았다. “록은 젊은이들의 넘치는 열기와 영혼을 흔드는 느낌이 좋았어요. 외국 음악을 듣다가 우리나라에도 부활이라는 록 그룹이 1986년 나타났고, 열광했죠. 제가 음악을 좋아하는 데 이승철씨가 정말 커다란 역할을 했어요. 지난해 크리스마스이브에 이승철씨 공연을 보러 갔는데 더 발라드화 됐더군요. 같이 막 춤추고 그런 분위기여서 저도 그냥 ‘인생 뭐 있어’ 이러면서 실컷 놀다 왔어요. 요즘은 시끄러운 음악을 못 들어요. 집에서도 들으면 시끄럽다고 뭐라고 하고요.(웃음)”

무엇을 좋아하기 시작하면 무섭게 파고드는 그의 기질은 학창시절 음악광으로 발현됐고 음악 자체를 듣는 것을 뛰어넘어 음악을 듣는 오디오와 스피커를 만들어 세운상가에 팔기도 했다. “음악을 제대로 듣고 싶었는데 음질이 좋은 것은 너무 비쌌고 가격이 싼 것은 음질이 너무 안 좋은 거예요. 음악을 듣는 데는 스피커가 오디오 기기보다 중요하다는 것을 알게 됐어요. 그래서 직접 만들기 시작한 거죠.”

그는 힙합을 포함해 현재 가장 ‘핫한’ 음악 역시 빼놓지 않고 듣는 여전한 마니아다. “요즘 차 안에서 버벌진트·에픽하이 등 힙합 음악을 들어요. 스트레스가 해소돼요. 군더더기가 없어서 참 좋아요. 10년 전에는 에미넴을 좋아해서 그가 출연한 ‘8마일’을 보러 갔는데 40대는 저밖에 없었지만, 용기를 내서 제가 세 번이나 봤어요. 수록곡인 ‘루즈 유어셀프(Lose Yourself)’가 참 좋죠.”

힙합에 꽂힌 그는 앞으로 힙합을 기반으로 한 뮤지컬 등 비즈니스를 해보는 게 꿈이다. “‘인 더 하이츠’ ‘해밀턴’ 등은 힙합을 기반으로 한 뮤지컬이에요. 표가 없어서 못 판다죠. ‘쇼미더머니’ ‘고등래퍼’ 등을 보면 우리 힙합 음악이 수준이 높고 인적 자원도 풍부해 활용해보고 싶어요. ‘레 미제라블’ ‘시카고’ ‘킹키부츠’ ‘오페라의 유령’ 등의 뮤지컬은 대두분 어두운데 힙합 음악 역시 그런 감수성이 있어, 이런 것들이 스토리와 음악에 잘 녹아드는 작품이 있다면 과감하게 투자도 해보고 싶습니다.”
사진=송은석기자

연승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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