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집의 영업 실적이 최근 19년 사이에 최악의 상황을 맞은 것으로 조사됐다. 소비 침체와 음주 문화 변화 등이 원인으로 제기됐다. 반면 커피 전문점이나 다방과 같은 비알코올 음료점업은 상승세를 이어갔다.
27일 통계청의 서비스업동향조사 결과를 보면 올해 4월 기준 주점업의 생산지수(불변지수, 이하 동일)는 97.3으로 잠정 집계됐다. 이는 4월 기준으로는 통계 작성을 시작한 200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물가 상승의 영향을 제외하고 평가한 유흥주점·나이트클럽·생맥주 전문점·소주방·토속주점 등 주점업에 속하는 업종의 매출총액이 집계 후 4월 기준 최저 수준으로 떨어진 것이다. 전년 동월과 비교한 생산지수는 작년 5월부터 올해 4월까지 12개월 연속 감소하는 등 주점업이 지속적인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식당 역시 내리막길을 걷는 추세로 올해 4월 음식점업의 생산지수는 93.6으로 4월 기준으로는 2005년에 92.0을 기록한 후 최근 13년 사이에 가장 낮았다. 작년 10월∼올해 4월 음식점업 생산지수는 전년 동월보다 각각 5.7, 1.7, 2.7, 3.6, 8.3, 1.8, 2.2 감소했다.
음식점과 주점의 영업 전망이 앞으로도 그리 밝지 않아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에 따르면 올해 2분기 일반 음식점업과 주점업의 경기전망지수는 각각 76.11, 73.91이었다. 해당 분기 매출액이 전년 동분기보다 하락하는 업체가 상승한 업체보다 더 많을 것으로 전망하면 지수가 100보다 낮아진다.
전문가들은 경기 침체, 식사·음주 문화의 변화, 외식산업의 구조적 취약함 등을 식당이나 술집의 영업 악화 원인으로 꼽았다. 서용희 한국외식산업연구원 수석연구원은 “음식점 등은 별다른 진입장벽이 없어서 외식업 자체가 이미 과포화 상태”라며 “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사드) 갈등이나 청탁금지법의 여파로 영업 부진이 더 심해졌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근에는 간편 가정식을 사서 집에서 먹거나 이른바 ‘혼술’·‘혼밥’을 즐기는 소비자가 늘어나면서 외식 자체가 줄어드는 등 트렌드가 변했고 가계의 소비 여력도 줄어 식당이나 술집의 매출이 감소한 것 같다”고 덧붙였다.
반면 커피 전문점이나 다방 등의 비알코올 음료점업은 지속적인 상승세를 보였다. 비알코올 음료점업의 올해 4월 생산지수는 143.8로 4월 기준으로는 2008년 통계 작성 이후 가장 높았다. 이 업종의 생산지수는 2015년 7월부터 올해 4월까지 34개월 연속 전년 동기보다 높아졌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