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 정치·사회

'스윙보트' 케네디 대법관 내달 퇴임...美연방대법, 보수색채 더 짙어진다

종신직이지만 고령으로 사퇴

트럼프 강경보수파 지명 할듯

30년간 미 연방대법원에서 균형추 역할을 해온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로이터연합뉴스30년간 미 연방대법원에서 균형추 역할을 해온 앤서니 케네디 대법관/로이터연합뉴스




미 워싱턴DC에 위치한 연방대법원/AFP연합뉴스미 워싱턴DC에 위치한 연방대법원/AFP연합뉴스


미국 연방대법원에서 ‘균형추’ 역할을 해온 앤서니 케네디(82) 대법관이 오는 7월 말 퇴임한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케네디 대법관 퇴임 이후 강경 보수성향 인사를 후임으로 지명할 것으로 예상돼 연방대법원의 보수 색채는 더욱 짙어질 것으로 보인다.


케네디 연방대법관은 27일(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다음달 31일 퇴임한다고 밝혔다. 연방대법관은 임기가 없는 종신직이지만 케네디 대법관은 고령이라 퇴임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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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988년 로널드 레이건 당시 대통령이 임명한 케네디 대법관은 중도 보수성향이지만 논쟁적 사안에 대해 줄곧 ‘스윙보트’ 역할을 해왔다. 2013년 연방정부가 부부에게 제공하는 각종 혜택을 동성커플은 받지 못하도록 한 결혼보호법(DOMA)에 대해 위헌 판단을 내려 동성결혼 합법화의 길을 열었고 2015년 찬반이 팽팽했던 동성결혼 합법화 판결에서도 동성커플의 손을 들어줬다. 반면 전날 이슬람권 5개국 국민의 미국 입국을 제한하는 트럼프 대통령의 반이민 행정명령에 대한 위헌 소송과 반낙태 소송에서는 보수 측 주장에 힘을 실었으며 이날도 공공노조가 비조합원으로부터 조합비를 징수하지 못하도록 하는 보수적 판결을 내렸다.

케네디 대법관이 퇴임하면 연방대법원은 존 로버츠 대법원장과 새뮤얼 앨리토, 클래런스 토머스, 닐 고서치 대법관 등 보수 4명과 루스 베이더 긴즈버그, 스티븐 브라이어, 소니아 소토마요르, 엘리나 케이건 대법관 등 진보 4명으로 팽팽하게 맞선다. 외신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해 보수성향의 인사를 임명한 만큼 케네디 대법관의 후임으로도 보수파를 내세울 것이 확실시된다고 보고 있다. 이에 따라 앞으로 연방대법원은 보수 5명, 진보 4명으로 확고한 보수우위 구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AP통신은 트럼프 대통령이 몇주 내에 후임자를 지명하고 8월 초 상원 인준청문회 절차 준비를 완료할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은 백악관에서 기자들과 만나 “케네디 대법관의 30년간의 엄청난 봉사에 감사하고 싶다”면서 “즉시 새로운 대법관을 찾겠다. 케네디 대법관만큼 뛰어난 사람을 뽑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홍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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