예선 마지막 경기에서 투지를 불태워 ‘유종의 미’를 거든 대한민국 선수들처럼, MBC도 시청자들과 한국전 중계방송을 통해 점점 가까워졌다.
27일 밤에 열린 독일전을 끝으로 한국팀의 러시아월드컵 경기는 모두 끝이 났다. 우리 대표팀은 스웨덴, 멕시코와의 1,2차전에서 아쉬운 경기력과 성적표를 받으며 국민들을 안타깝게 했지만 심기일전하고 나선 마지막 독일전에서 투지와 끈질김을 모두 보여주며, 세계랭킹 1위인 거함 독일을 2대0으로 꺾는 파란을 일으켰다.
MBC의 중계방송 역시 한국팀과 많이 닮았다. 개막전 MBC가 월드컵 시청률 경쟁에서 우위를 차지할 것이라고 예상했던 전문가나 관계자는 소수였다. 안정환 해설위원은 한국 축구의 레전드 스타이고 지난 브라질 월드컵에서도 MBC에서 멋진 중계를 선보였지만, ‘문어 이영표’와 또 다른 ‘레전드 박지성’이 출동한 경쟁사들은 강력한 상대였다. 오죽했으면 개막전 중계에서 안정환 위원은 “저희가 꼴찌할 것이라 예상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꼴찌하기 싫습니다. 이변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여러분이 도와주세요”라고 진심이 담긴 즉석 멘트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안정환 위원의 무기는 잘 알려진 예능감과 입담뿐만이 아니었다. 한국 축구의 레전드답게 전문성 역시 돋보였다. 3사 해설위원 중 유일하게 가장 높은 등급인 P급 지도자 자격증까지 획득한 의외의(?) 학구파이자 예비 지도자답게, 안정환 위원은 경기를 꿰뚫는 시각으로 한국팀의 나아갈 방향을 해설을 통해 지속적으로 조언하기도 했다. 거기에 한국 축구와 후배들에 대한 애정은 기본이었다.
안정환 위원의 활약에 서형욱 위원의 축구 이론과 경험 그리고 김정근 캐스터의 안정적인 진행까지 더해진 MBC 월드컵 중계의 선전은 ‘예고된 파란’이었다. 아직 월드컵이 한창이지만 한국전 3경기만 봤을 때 MBC 중계방송의 시청률은, 우리 대표팀처럼 시작보다 끝이 더 좋은 ‘유종의 미’였다. 시청률조사회사 닐슨코리아의 조사에서 MBC는 전국의 전연령층 기준으로 스웨덴전 11.4%, 멕시코전 11.5%에 이어 어제 독일전에서는 15%로 급상승했다.
같은 조사의 수도권 시청률에서도 MBC는 스웨덴전 11.9%과 멕시코전 11.8%에 비해서 독일전에서 무려 15.8%라는 놀라운 시청률을 기록했다. 게다가 방송3사 내부와 관련업계에서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인식되는 ‘수도권 20~49세 연령’ 기준 시청률에서는 더욱 놀라웠다. 스웨덴전 7.3%, 멕시코전 5.6%를 기록한 것과 비교해서 MBC는 독일전에서 무려 9.3%의 시청률을 기록했다. 앞경기와의 자체 비교뿐 아니라, 이번 월드컵의 방송3사 중계방송을 통틀어서도 9%의 시청률은 유일무이하다.
후배들에게 애정이 담긴 쓴소리를 내뱉던 안정환 위원은, 어제 독일전을 마무리 하며 최선을 다해 뛰며 국민들에게 감동을 안겨준 후배들에게 “사랑한다”는 말로 중계를 마무리 했다. 열정과 투지로 이변을 만들어낸 한국 선수들의 마지막 경기, MBC는 가장 많은 시청자들과 함께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