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8일 업계에 따르면 셀트리온(068270)은 최근 리비아와 튀니지의 국가 바이오의약품 입찰에서 자가면역질환 치료용 바이오시밀러(바이오의약품 복제약) ‘램시마’의 단독 입찰에 성공했다. 이에 따라 기존 시장을 독점해온 오리지널 의약품 ‘레미케이드’는 시장에서 퇴출됐다.
셀트리온은 최종 선정을 앞두고 램시마가 레미케이드에 비해 가격은 저렴하고 효능은 동등하다는 점을 내세워 수주에 성공했다. 리비아와 튀니지는 국가 입찰을 통해 선정된 단일 의약품을 전체 의료기관에 공급하는 시스템을 운영한다. 램시마가 앞서 진출한 유럽에서 레미케이드를 제치고 시장점유율 50%를 넘어서며 가파른 성장세를 구가하고 있다는 점도 적잖게 영향을 미쳤다는 분석이다.
코오롱생명과학(102940)도 글로벌 제약사 먼디파마와 손잡고 퇴행성관절염 치료제 ‘인보사’의 중동 판매에 돌입했다. 인보사는 코오롱생명과학의 자회사 코오롱티슈진이 개발한 유전자 기반 퇴행성관절염 치료제다. 앞서 자가면역질환이나 항암제로 유전자 치료제가 출시된 적은 있지만 퇴행성관절염 치료제로는 인보사가 세계 최초다.
국산 신약 29호로 지정된 인보사는 지난해 11월 국내에 출시된 후 지난 5월 국내 판매량 1,000개를 돌파했다. 인당 시술비용이 600만원선에 달하고 출시 1년이 되지 않은 신약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폭발적인 성장세다. 출시 당시 58곳이었던 시술 병원도 640여곳으로 늘어 올해 인보사의 매출은 100억원을 넘어설 전망이다.
동아에스티(170900)도 지난해 이란 제약사인 루얀제약과 업무협력을 체결하고 바이오의약품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했다. 성장호르몬제(그로트로핀)와 호중구감소증치료제(류코스팀)를 우선 공급하며 향후 난임치료제(고나도핀)와 빈혈치료제(에포론)으로 제품을 확대한다는 방침이다. 루얀제약은 동아에스티의 바이오의약품을 생산하기 위한 첨단 제조시설을 현지에 구축하고 내년부터 생산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 4월에는 휴온스(243070)도 사우디아라비아 정부로부터 주사제, 점암제, 고형제 3개 제품에 대한 의약품 판매허가를 받았다.
국내 기업들이 중동 의약품 시장에 잇따라 눈을 돌리는 것은 인구 증가와 규제 완화로 시장이 꾸준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어서다. 중동에는 터키, 이란, 이집트 등 인구 8,000만명이 넘는 나라가 3개국에 달하고 대부분이 산유국인 탓에 소득 수준이 높아 최신 의약품 도입에 적극적이다. 40세 미만이 전체 인구의 70%를 차지해 향후 바이오의약품 수요는 더욱 늘어날 전망이다.
한국바이오협회 관계자는 “중동 의약품 시장은 현재 글로벌 시장의 5% 수준이지만 지속적인 인구 증가와 소득수준 향상으로 향후 10년 내에 10%를 넘어설 것으로 보인다”며 “고가의 바이오의약품에 대한 수요가 높고 정부 규제가 선진 시장에 비해 덜하다는 점도 국내 바이오기업들의 현지 진출을 앞당기는 요인”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