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스포츠 문화

[인터뷰]"대박나는 회사보다 지속가능한 회사로 키우고 싶어."

우성민 네트론 그룹 대표의 흑수저 경영학 책으로 나와

세번의 실패 딛고 네번째 창업 온라인마케팅 플랫폼 구축

2년만에 50억 매출, 올해 200억 매출 달성 앞둬

직접 책 쓰기 위해 글쓰기 강연에도 적극 참여해




“처음 사업을 할 때는 단기간에 대박을 내서 큰 돈을 벌고 싶었어요. 하지만 이제는 사장이 없어도 잘 돌아가는 지속 가능한 회사를 만들고 싶어요. 직원들 모두가 함께 키워나가는 그런 회사 말이죠.”

세 번의 사업실패 그리고 네 번째 도전으로 지난해 매출 120억원 그리고 올해 상반기에만 100억원 이상의 매출을 올린 우성민(사진) 네트론 그룹 대표가 창업의 시작과 실패 그리고 성공으로의 전환에 이르는 내용을 담은 책 ‘어떻게 부자가 될 것인가(스노우폭스북스 펴냄)’를 최근 출간했다.


책을 쓰게 된 계기를 묻자 그는 “SNS에 ‘흑수저 경영학’이라는 주제로 짧은 글을 올리기 시작했는데 댓글이 수 백개 씩 올라오는 것을 보고 사람들이 창업에 관심이 많다는 것을 알게 됐다”면서 “대부분 사업 성공기를 담은 책을 보면 자기자랑을 늘어놓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 사업을 해 보면 실패하기가 훨씬 더 쉽다. 사장이 해야 할 일과 하지 말아야 할 일을 예비 창업자들에게 알려주고 싶었다”고 설명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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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희대 체육학과를 졸업한 우 대표는 학사장교 훈련을 마치고 이른바 군대에 ‘말뚝’ 박을 요량으로 특공연대 소대장으로 임관해 6년 4개월을 복직했다. 그러나 똑같은 패턴의 업무에 쉬 질리는 자신을 발견하고 곧바로 전역, 중소기업에서 소프트웨어 기획과 인사 업무를 맡아 직장생활을 시작했다. “대학을 다니면서 안 해본 아르바이트가 없어요. 건설현장에서 철제빔 옮기는 일부터 백화점에서 여성복을 수선 배달하는 간단한 일까지, 참 그리고 나중에는 친구랑 길거리에서 찹쌀떡을 팔기도 했어요. 처음에는 찹쌀떡 사라는 말이 입 밖으로 나오지 않더군요. 길거리에서 물건을 판다는 게 얼마나 힘든 일인지 그때 알았죠.”

스스로 내성적이라고 밝히는 우 대표는 그러나 자신이 해야 할 일이라고 판단이 되면 밀어붙이는 뚝심있는 성격의 소유자인 듯했다. 그가 사업을 하기로 결심한 때는 30대 후반이었다. 그때 그는 아이가 셋인 가장이었다. 당시 플래시 게임 등 웹을 기반으로 한 게임의 인기를 눈여겨본 그는 온라인 카페를 개설하고 게임을 잘 할 수 있는 방법, 이른바 게임전략을 알려주는 커뮤니티를 운영했다. 사람들이 몰리기 시작하면서 10만명 이상이 방문하는 커뮤니티가 되었다. 그러나 힘들게 쌓은 방문기록은 하루아침에 물거품이 되어버렸다. 1년 6개월여 만에 중국으로부터 커뮤니티가 해킹을 당하고, 사이트가 차단된 것이다. “지금 생각해 보면 해킹을 해 준 해커들이 고마워요. 그때 혼자서 일할 때였는데 이틀 건너 한 번 씩 잠을 잘 정도로 쉴 틈이 없었어요. 사이버 세상에서는 실시간으로 피드백이 없으면 곧바로 이탈해버리니, 돈은 안되는 데 회원 관리는 계속 해야만 하는 악순환의 늪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던 것이죠.”

온라인에 사람들이 몰리는 것을 알게 된 그는 잇따라 온라인에서 사업을 시도했지만, 수익창출은 쉽지 않았다. 실패를 거듭하면 좌절을 할 법하지만, 그에게는 장점 하나가 있었다. “저는 좌절하고 힘들 때 술을 절대 마시지 않아요. 맑은 정신으로 있어도 사람들이 연락을 할까말까 한데, 술 취한 모습을 다른 사람들이 보면 기회는 더욱 줄어들 수 밖에 없죠.”

폐업을 하고 다시 실직자기 된 그에게 통신부품을 개발하는 중소기업에 경리를 맡아보지 않겠냐는 제안이 들어오자 그는 앞뒤 가릴 상황이 아니라는 판단에 곧장 출근을 했다. 경리에 ‘기역자’도 모르고 다짜고짜 출근한 그는 경리는 물론 세무, 법무 등의 업무를 배우게 되었다. 아울러 연구소를 설립하면 세금혜택이 크다는 것을 알고 연구소 설립 및 정부지원사업을 따오기 시작했다. 다른 부서 출장업무에도 참석하는 등 우 대표는 각 부서 업무를 거의 대부분 파악할 정도로 회사 일을 내 일처럼 한 것이다. 7년 정도 직장생활을 한 그는 2013년 후배 두 명과 자본 1,000만원으로 네 번째 창업을 했다. 그 사이 아이기 둘 더 태어나 다섯이 되었다. 사업을 하면서 실패할 때마다 배울 점을 놓치지 않았던 우 대표는 4번째 창업을 시작한지 4년이 지난 2016년에 비로소 매출 50억원을 너끈히 달성했고, 다시 1년이 지난 후에는 100억원 매출을 돌파했다. 그는 특히 온라인을 근거지로 사업을 할 때 홍보가 중요하다는 것을 깨닫고 지속적인 홍보채널을 구축하는데 힘쓰고 있다. 우 대표는 “온라인에서 바이럴 마케팅(입소문)을 맡고 있는 파워블로거들과 교류를 할 때 솔직한 자신의 이야기를 가감없이 전달해야만 진정한 관심을 끌 수 있다”면서 “다섯 아이의 아빠라는 점을 적극 내세워 웹툰을 만든 후 블로그와 SNS에 올리기 시작한 것이 사람들의 관심을 끄는 포인트가 됐다. ‘이 사람 뭐야! 애가 다섯이래...’ 아이가 많다는 것이 화젯거리가 되면서 궁금증을 유발시키는 것이죠. 물론 좋은 상품을 골라내고, 좋은 가격에 판매하기 위해 온라인에서 활동하는 사람들과 신뢰구축을 하는 것이 우선”이라며 활짝 웃었다. 네트론 그룹은 온라인 마케팅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쇼핑몰 운영으로 창업을 한 후 지금은 화장품, 가구 등 작은 규모이지만 제조업까지 사업 영역을 조금씩 확장해 나가고 있다. 예비 창업자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느냐는 질문에 그는 “직장을 다니면서 내 일만 할 게 아니라 회사가 돌아가는 전체 시스템을 파악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일하고 그 속에서 꼼꼼히 배우라고 권하고 싶다”면서 “아무리 준비를 철저히 해도 창업을 시작하면 막막하기 그지없는데, 전체 일이 돌아가는 과정을 알고 있다면 자신이 지금 어떤 상황에 놓여있는지를 가늠할 수 있다. 상황파악이 되면 문제가 발생할 때 대책을 세울 수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직접 책을 쓰기 위해 글쓰기 강연에도 부지런히 참가했다는 그는 “앞으로 온라인 마케팅과 관련되어 실무에서 활용할 수 있는 주제를 정해 책을 써서 그동안 쌓아온 노하우를 많은 사람들과 함께 나누고 싶다”고 덧붙였다. /장선화 백상경제연구원 연구위원

장선화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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