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 증권일반

[머니+] "풍랑엔 큰 배가 강해"...美주식 비중 33%로 늘려 불확실성 대비를

하반기 '나홀로 수익' 美 노려라

美 금리인상으로 신흥국 자금 썰물...美증시만 승승장구

무역갈등 불안 확대될수록 美는 안정적 투자처로 주목

실적 호전예상 IT주·내수경기 수혜주 중장기 투자해볼만

0215b2 2018년 하반기 글로벌 주식 투자 전략



올해 하반기 미국 증시가 글로벌 증시에서 가장 유망한 투자처가 될 것이라는 증권가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증권사 애널리스트들은 일제히 하반기 자산배분전략으로 ‘신흥국보다는 선진국, 선진국 중에는 미국’이라는 투자 공식을 내세우고 있으며 국내 투자자들 역시 지난 해 돌풍을 일으킨 신흥국 대신 미국 상품으로 자금을 옮기는 추세다.

BNK자산운용은 지난달 26일 발표한 ‘3·4분기 자산배분-큰 배가 풍랑에 강하다’라는 보고서에서 “해외 주식 중 미국 주식 비중을 33% 보유할 것을 권한다”고 밝혔다. 서동필 연구원 등은 이 보고서에서 “트럼프 정부의 세제 개혁으로 미국 기업 자사주 매입이 다시 증가하는 등 증시 호재가 나타나고 있다”며 “미국은 독보적 약진을 보이는 매크로 모멘텀과 더불어 이익 성장성도 상대적으로 높은 수준이므로 비중 확대를 권한다”고 말했다. KB증권 연구원 역시 이튿날 신흥시장보다는 선진시장을, 선진시장 중에서는 미국을 주요 투자처로 추천했다. 신동준 연구원 등은 해당 보고서에서 “경기 자신감에도 불구하고 미국 주식 상반기 성과는 미·중 무역 갈등 이슈로 신통치 않다”면서도 “실적 가시성이 돋보이는 IT주, 미국 내수경기 수혜를 입는 내수주, 중소형주로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며 “지수가 조정 받을 때 IT주가 중장기 관점에서 매수 기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처럼 시장 전문가들이 하반기 미국 투자를 권하는 이유는 미국 금리인상 등 미국 중심으로 움직이는 세계 경제와 신흥국 폭락 때문이다. 최근 세계 증시는 미국 금리 인상 영향으로 극심한 변동성을 겪었다. 미국은 올해 자국 경제상황이 비교적 긍정적으로 전망되자 기준금리 인상 횟수를 기존 3회에서 4회로 조정했고 이는 신흥국 증시 폭락으로 이어졌다. 신흥국에서 빠져나간 자금은 미국으로 유입돼 미국 증시는 홀로 승승장구하는 결과로 이어졌다. 박세원 현대차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유럽이 긴축 속도를 높여가면서 신흥국에 투자된 글로벌 자금 유출이 지속됐다”며 “자금 유출에 동반되는 통화가치하락, 채권금리상승, 증시 하락이 연쇄적으로 발생했고 신흥국 펀드 투자자는 환율로 인한 손실까지 발생해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글로벌 자금이 미국으로 옮겨가면서 국내 투자자들의 미국 투자 성과도 높아졌다. 실제로 KG제로인에 따르면 최근 3개월간 해외주식형 펀드 중 북미주식에 투자하는 펀드는 5.99%의 수익률을 기록했다. 지역별 유형에서는 가장 높은 수준이다. 연초 이후 수익률은 3.79%로 글로벌 증시가 약세를 나타내는 가운데 유일하게 3%대 성과를 냈다. 반면 신흥국 투자 수익은 저조하다. 올해 1월 고점까지 치솟던 베트남펀드는 2·4분기 폭락해 연초 이후 수익률이 -1.81%로 돌아섰다. 브라질주식형 펀드는 -14%를 넘어섰으며 글로벌 신흥국 주식도 -3.40%다. 선진국도 손실을 면하지 못했다. 일본의 연초 이후 수익률은 -2.96%, 독일은 -4.22%를 기록하는 등 전체 해외주식형 펀드 중 개별 지역으로는 미국만 유일하게 플러스 수익을 낸 것으로 집계됐다.

관련기사



여기에 미·중 무역 갈등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면서 신흥국 불안 요인은 더욱 확대되고 있다. 불확실성이 커지면서 오히려 미국이 안정적인 투자처로 주목받는 것으로 풀이된다. 신동준 연구원은 “불확실성이 높은 시기 투자자들은 확실한 걸 찾는데, 선진 시장 내에서는 매출, 순이익, 밸류에이션, 정치 및 외교환경, 경기 모멘텀 등 대부분 측면에서 확실한 미국이 돋보인다”며 “올해 초 전망대로 상반기 선진시장 내 성과는 미국이 가장 높았고 일본, 유로존이 뒤를 이었으며 하반기에도 이런 흐름이 지속될 전망”이라고 말했다.

이런 이유로 지난 해 말부터 상반기 신흥국에 쏠리던 투자 자금도 미국으로 향하고 있다. 올해 국내 북미주식형 펀드에는 2,383억원의 자금이 몰렸다. 특히 금리 인상 횟수가 조정된 6월에는 243억원을 끌어모아 전체 설정액 증가 규모가 가장 큰 베트남을 넘어섰다. 유동원 키움증권 연구원은 “신흥국 시장 투자는 러시아를 제외하고 제조 기반이 강한 국가(중국, 대만 등)가 투자 전망이 좋다”면서도 “강달러 상황에서는 전형적으로 신흥국보다 선진국이 유리하고 전체 투자 금액의 75% 이상은 선진국에 투자하는 전략이 필요하다”고 권했다.

최근 미·중 무역 갈등이 격화하면서 미국 증시 역시 약세를 겪고 있지만 시장의 전망은 양호하다. 신동준 연구원은 “미ㆍ중 무역갈등이 현재보다 극심한 상황이 돼도 S&P 500이 이전 저점인 2,580 포인트를 하회할 가능성은 낮다”며 “7월 S&P 500은2,650~2,840 포인트 범위를 예상한다”고 말했다.

서지혜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