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대통령실

남북정상회담 '하나의 봄' 연출 탁현민 행정관 청와대 떠난다

사진=연합뉴스사진=연합뉴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실 선임행정관이 사의를 표명했다.

탁 행정관은 30일 일부 기자들에게 보낸 문자메시지를 통해 “애초에 6개월만 약속하고 (청와대에) 들어왔던 터라 예정보다 더 오래 있었다고 생각했다”며 사직 의사를 밝혔다.


그는 “사직 의사를 처음 밝힌 것은 지난 평양 공연 이후”라며 “5·18 (광주민주화운동 기념식)부터 평양 공연까지로 충분했다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임종석) 비서실장님이 사표를 반려하고 남북정상회담까지는 있어야 하지 않겠느냐는 말씀에 따르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어 “여러 차례 사직 의사를 밝혔지만, 저에 대한 인간적인 정리에 (청와대가) 쉽게 결정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 굳이 공개적으로 사직 의사를 밝힌 이유”라고 덧붙였다.

탁 행정관은 “선거법 위반 재판의 1심 결과도 사직을 결심할 수 있는 이유가 됐다”며 “100만원 이하의 벌금은 직을 유지할 수 있는 조건이 되겠지만, 제게는 오히려 떠밀려 떠나는 것이 아니라 마음 편히 떠날 수 있는 이유가 되었다는 말”이라고 전했다.

탁 행정관은 불법 선거운동 혐의로 기소돼 지난 18일 1심에서 벌금 70만원을 선고받았다.


그는 이어 “1년 동안 함께 호흡을 맞추며 수많은 행사를 치러낸 의전비서관실의 동료들도 이제는 굳이 제가 없어도 충분히 대통령 행사의 기획과 연출을 잘 해내리라는 믿음도 있고, 무엇보다 새 의전비서관으로 임명된 김종천 비서관이 있어 더욱 그러한 믿음이 단단해졌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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탁 행정관은 ‘의전비서관으로 발탁되지 않아 사의를 결심한 것 아니냐’는 일부 언론 보도에 “그(김종천 의전비서관)는 제가 청와대 안에서 유일하게 형이라고 부르는 사이이며 가장 적임자”라며 “(해당 보도의) ‘신박’한 해석에 감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선을 그었다.

그는 전날 청와대 관계자가 ‘탁 행정관의 사표가 제출되지 않았다’고 설명한 데 대해 “사직 의사가 아직 수리되지 않았다는 정도로 이해해 주시면 될 것 같다”고 답했다.

공연기획 전문가인 탁 행정관은 지난해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선거캠프에서 토크 콘서트 등 행사를 기획하는 데 주도적인 역할을 했다. 문재인 대통령 당선 후에는 청와대 의전비서관실에서 문 대통령이 참석하는 각종 행사를 기획했다.

탁 행정관은 과거 저서에서 여성을 비하하는 발언을 한 것이 논란으로 불거지면서 야권 및 여성단체에 의해 사퇴 요구를 받아왔다.

앞서 탁 행정관은 전날 페이스북에 올린 글에서 “맞지도 않는 옷을 너무 오래 입었고, 편치 않은 길을 너무 많이 걸었다”며 “‘잊혀질 영광’과 ‘사라질 자유’”라고 쓰며 사의를 시사했다. 그리고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폐쇄했다.

김진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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