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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드라마①] 멜로는 오직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

상반기 지상파·종편·케이블 드라마는 멜로와 범죄(추리) 장르에 편중되는 양상을 보였다.

남북정상회담, 북미정상회담 및 지방선거와 월드컵 등 굵직한 이슈들이 연달아 터지며 드라마에 대한 관심은 예년보다 많이 줄어들었다. 각 방송사는 톱스타와 대형 작가의 작품들을 하반기에 편성하며 상반기는 몸을 사리는 흐름으로 이어졌다.







특히 멜로와 로맨틱 코미디의 부진이 도드라졌다. ‘웬만큼만 해도 평타는 친다’는 말은 옛말이 됐다. 어떤 소재를 차용했냐에 따라 반응은 극과 극으로 나뉘었다. 추리극 외에 눈에 띄는 장르가 등장하지 않으면서 사랑 이야기에 대한 경쟁은 치열하게 전개됐다.

정통 멜로물은 상당히 부진했다. 특히 주인공을 너무 어리거나 중년으로 설정한 작품들이 아쉬운 성적을 냈다. 불륜을 소재로 한 드라마 역시 부진을 면치 못했다. MBC ‘위대한 유혹자’가 2%대 시청률로 종영했고, 김선아 감우성 주연으로 중반까지 시청률 10%를 넘어섰던 SBS ‘키스 먼저 할까요’는 초반 흥행을 이어가지 못하고 KBS2 ‘우리가 만난 기적’에 밀려 2위로 종영했다.

로맨틱코미디 역시 연달아 쓴맛을 봤다. 작품만의 웃음코드를 만들어내지 못한 채 기존의 방식을 답습한 탓이 컸다. 사람 이야기를 진정성 있게 그린 tvN ‘라이브’와 ‘나의 아저씨’ 등 웰메이드 작품에서 이따금 나오는 웃음코드가 이들의 억지웃음보다 낫다는 의견이 많았다.


과장된 캐릭터, 억지 웃음코드 등으로 웃기려 해서는 이제 어렵다는 것을 받아들일 때가 됐다. 현재 방송 중인 SBS ‘훈남정음’은 시청률 4%대를 유지하고 있고, KBS2 ‘라디오 로맨스’는 3%대로 종영했다. 현재 SBS ‘기름진 멜로’가 월화극 선두경쟁을 벌이고 있으나 시청률 두 자릿수를 넘어설 수 있을지는 두고 봐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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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연애’를 소재로 한 드라마 중 유일하게 화제성을 유지한 작품은 JTBC ‘밥 잘 사주는 예쁜 누나’였다. 연상연하 커플을 소재로 현실적인 연애담을 풀어 초반부터 이슈몰이에 성공했다. 과장된 개그코드와 비현실적 인물 대신, 보통의 연애에서 장벽이 될 수 있는 요소들을 배치해 갈등을 극대화했다. 멜로퀸 손예진과 tvN ‘슬기로운 깜빵생활’로 떠오른 정해인의 호흡도 ‘선남선녀’의 이미지를 만들어내며 시청자들의 높은 충성도를 이끌어냈다.



가족 중심 드라마가 KBS2 ‘우리가 만난 기적’ 외에 눈에 띄지 않는다는 점도 의외다. 이슈와 자극에 치중한 나머지 담담한 이야기의 성공 가능성을 낮게 본 빈틈을 적절하게 노렸다. 이 판타지의 탈을 쓴 가족드라마는 초반 같은 나이, 생일, 이름을 가진 두 남자가 동시에 사고를 당해 한 명은 사망하고 다른 한 명의 혼이 사망자의 몸에 들어간 설정으로 이목을 집중시켰다.

주방장이었던 송현철B(고창석)가 은행원 송현철A(김명민)의 몸에 들어가면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들은 초반 독창적인 재미를 보여주기도 했다. 그러나 중반 이후 두 가족 사이에서 흔들리는 모습을 계속 보여준 탓에 불만 섞인 목소리가 터져나오기도 했다.

그러나 마지막회 들어 모든 설정이 결말을 위한 장치였다는 것이 밝혀지고, 갈등을 단번에 풀어내면서 ‘역대급 엔딩’이라는 시청자들의 평이 쏟아졌다. 가족에 대한 이해와 소중함에 대한 중요성을 다시금 일깨우면서 13.1% 자체 최고 시청률로 종영했다.

최상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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