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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굿센터]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 소장 잘라 만든 '인공방광'으로 730여명 새 삶

無항생제·無수혈·발기력 보존

이동현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장이 한 남성에게 방광의 상태와 치료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이대목동병원이동현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장이 한 남성에게 방광의 상태와 치료방법을 설명하고 있다. /사진제공=이대목동병원



방광은 400~500㏄의 소변을 저장할 수 있다. 하지만 방광에 암이 꽤 진행되면 방광과 골반 내 림프절 등을 함께 제거하는 경우가 많다. 과거에는 이런 환자의 경우 죽을 때까지 정상적으로 소변을 보지 못하고 소변 주머니를 차고 다녀야 했다. 수시로 갈아줘야 하고 여름에는 냄새가 날까 우려해 외출을 꺼리기도 했다.

하지만 소장 아래쪽을 잘라 내 방광 모양으로 성형한 ‘인공방광’으로 대체하면 이런 불편에서 벗어날 수 있다. 인공방광은 1~2개월 적응하면 정상적인 기능을 발휘한다. 삶의 질이 높아지게 마련이다.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는 국내 하나뿐인 인공방광수술 특화 센터로 국내에서 가장 많은 수술을 한다. 5개과(비뇨기과·영상의학과·감염내과·병리과·외과) 의료진의 협진으로 치료 성과와 환자 만족도가 높다.

이동현 센터장(비뇨의학과 교수)은 인공방광수술 분야의 국내 최고 권위자. 지난해 134건 등 지금까지 730여건의 인공방광수술을 집도했다.


수많은 경험과 노하우가 쌓이다 보니 수술시간이 8시간에서 3~4시간으로 줄고 신경·혈관 손상을 최소화해 출혈도 적다. 그래서 ‘무(無)수혈’ 수술을 실현, 70대 환자나 고혈압·당뇨병 등 만성질환자도 인공방광수술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수술 전 발기 신경이 정상적이었던 남성의 경우 10명 가운데 7명 정도는 수술 후 발기력이 돌아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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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공방광에 요관·콧줄 등 각종 관을 삽입하지 않고 수술 후 항생제를 쓰지 않는 것도 장점이다. 이 센터장은 “여느 수술과 마찬가지로 소독한 상태에서 수술을 하기 때문에 원래 항생제를 쓰지 않아도 된다”며 “하지만 방광 등을 떼내고 소장을 잘라 인공방광으로 성형하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국내외 다른 병원에서는 감염을 우려해 여러 가지 항생제를 장기간 쓰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수술할 때 항생제를 쓴 환자가 감염되면 항생제 내성을 갖게 돼 내성균을 잡는 매우 고가의 항생제를 써야 하는 상황이 올 수 있다. 이 센터장은 약 250례의 무항생제 수술 결과를 국제학술지에 발표할 계획이다.

이 센터장은 방광암 및 인공방광 수술 후 장 내부가 막히거나 좁아지는 장 폐색·협착을 거의 없앨 수 있는 수술, 방광·요관 역류방지 수술기법도 고안해 적용하고 있다. 방광 등을 떼내는 수술을 하면 방광이 받쳐주던 복막 아래쪽에 구멍이 나 장이 골반쪽으로 쏟아져 내려가기 쉬워진다. 이렇게 되면 장 폐색·협착이 일어나 음식물·소화액·가스 등 장 내용물이 내려가지 못해 고생하게 된다.

하지만 최근 몇 년간 이 센터장이 수술한 환자들은 거의 이런 불편을 겪지 않았다. 그가 장간막(腸間膜) 일부를 복막의 뒷부분과 꿰매 빨래를 널듯이 장을 걸어줌으로써 장 폐색·협착이 거의 생기지 않게 하는 수술방법을 시행하고 있어서다. 이 센터장은 이 방법을 적용한 120례가량의 임상 결과를 지난 3월 국제학술지 ‘외과 저널’(journal of surgery)에 발표했다.

이 센터장은 “방광암은 초기에 통증 없이 소변에 피가 섞여 나오는 경우가 흔하므로 35세 이상에서 혈뇨가 나오면 원인이 무엇인지 검사를 받아보고, 흡연을 통해 인체로 들어온 발암물질은 방광 점막을 손상시켜 암을 일으키는 주요 원인이므로 담배를 끊는 게 좋다”고 조언했다.


이동현(가운데)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장이 방광암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사진제공=이대목동병원이동현(가운데) 이대목동병원 인공방광센터장이 방광암 환자를 수술하고 있다. /사진제공=이대목동병원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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