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윤나라 TJ미디어 부사장 "중장년 겨냥 맞춤형 반주기로 침체된 노래방 시장 살릴 것"

애창곡에 흑백영상 씌워 향수 자극

리모컨에 형광 입히고 버튼도 키워




노래방기기 시장의 침체에도 최근 3년 사이 TJ미디어가 꾸준히 매출을 끌어올릴 수 있었던 건 당시 성장세를 타고 있던 동전노래방 시장에서 9할 이상의 점유율을 선점했기 때문이었다. 2016년 내놓은 ‘70시리즈’의 공이 컸다. 그러나 동전노래방이 포화되고 성인노래방 시장은 계속 침체를 겪는 가운데 TJ미디어에겐 새로운 돌파구가 필요했다. 이에 TJ미디어는 지난 5월 말 성인가요 맞춤형 노래방반주기인 ‘80시리즈’를 출시하며 성인노래방 시장에서 승부를 보는 강수를 뒀다.

윤재환 TJ미디어 회장의 아들인 윤나라(34·사진) 부사장은 2년 전 ‘70 시리즈’에 이어 이번에도 신제품 사업을 총괄했다. 윤 부사장은 8일 “70시리즈 출시 이후 10~20대의 일상에 동전노래방 문화가 중요하게 자리 잡은 걸 지켜봤다”며 “저희 제품·서비스로 젊은 세대가 노래방 문화를 즐기는 것처럼 성인가요를 좋아하는 7080세대도 TJ미디어를 통해 노래하는 즐거움을 느끼길 바란다”고 80시리즈를 출시한 취지를 밝혔다. 그는 “음원차트에선 10~20대가 주로 듣는 노래가 대부분이지만, 노래방 인기 차트를 보면 성인가요가 많이 수록돼 있다. 7080세대 중에도 노래 부르길 즐기는 분들이 많다는 뜻”이라며 “성인가요를 좋아하는 연령층에 맞춰 80시리즈를 설계했다”고 설명했다.


이를 위해 윤 부사장이 가장 신경 쓴 요소는 리모콘이다. 버튼 크기를 키우고 형광을 씌워 중장년층이 리모콘을 쉽게 조작할 수 있게 했다. ‘70시리즈’ 리모콘엔 있지만 중장년층은 많이 쓰지 않는 USB, 녹음 버튼 등도 과감히 없앴다.

윤 부사장은 “젊은 층엔 다양한 버튼을 제공해야 하지만, 중장년층에겐 리모콘을 어두운 곳에서도 잘 다룰 수 있는 환경을 마련하는 게 더 중요하다”고 설명했다. 중장년층이 자주 부르는 노래에 흑백영상을 씌우는 등 시각 코드도 강화했다. 윤 부사장은 “‘그때 그 노래’라는 콘셉트로 중장년층의 추억과 향수를 자극해 노래하는 즐거움을 극대화하고자 했다”고 그 이유를 말했다. 클럽 기능과 선물도전 기능 등 다양한 즐길거리도 80시리즈에 추가했다.


‘꿈의 무대’인 미국 시장 진출도 코앞에 두고 있다. 미국 음악시장은 약 18조원 규모로 세계 1위를 자랑하지만, 그만큼 저작권료 문제가 까다로워 노래방기기 업계에게 진입 장벽이 높다. 윤 부사장은 “현재 미국 시장 진출 준비 막바지 단계로 내년 즈음엔 미국에도 제품을 출시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현재 TJ미디어는 매출의 절반을 해외에서 일으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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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남아 시장에서도 계속 파이를 키워나가고 있다. 이미 TJ미디어는 10년 가까이 필리핀에서 노래방기기를 취급하며 100억원이 넘는 매출을 내고 있다.

베트남에 진출한 지는 4년이 되어간다. 비결은 현지화와 기술력이다. 윤 부사장은 “그 나라의 주류음악 등 현지 콘텐츠를 어떻게 선보이느냐가 관건”이라며 “현지인을 채용해 음악 선곡을 분석한 후 우리나라의 뛰어난 하드웨어 기술력으로 현지 콘텐츠를 높은 품질로 구현하는 데 초점을 두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사업과 연구개발(R&D)도 꾸준히 진행 중이다. 수차례의 시연을 거친 ‘가상현실(VR) 노래방’ 사업이 대표적이다. 윤 부사장은 “노래방은 경험하는 공간으로 VR사업과 적합하다고 생각했다”며 “‘VR이라 특이하다’는 반응에 그치지 않고 ‘이 가수 노래를 VR로 경험하며 부르니 생동감 있더라’는 느낌을 끌어오기 위해 콘텐츠에 더 초점을 맞추고 연구개발을 진행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관련 사업과 음악콘텐츠 사이의 시너지를 내는 방안을 꾸준히 고민하고 있다”며 신사업 발굴 의지를 내보이면서 “고객들이 좋아하는 에코(울림)나 음색도 고민해 소비자가 즐길 음악을 만드는 데도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심우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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