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정치권과 금융권 등에 따르면 박 의원이 보험사의 총자산과 계열사 주식을 모두 시가로 평가해 계열사 주식 보유 한도를 초과하는 지분을 강제매각하도록 하는 보험업법 개정안을 대표발의했다. 보험사를 계열사로 보유하고 있는 삼성·현대자동차·미래에셋 등을 겨냥한 법안으로 원안대로 통과되면 삼성생명은 26조원대, 삼성화재는 3조원대의 한도 초과 주식을 매각해야 한다. 삼성생명의 계열사 지분매각이나 의결권 제한 조치 등을 담은 법안이 발의는 돼 있지만 이번 개정안은 금융위원회와 협의까지 거쳤다는 점에서 집권여당이 국회 통과를 위해 화력을 집중할 가능성이 높다.
특히 금융당국이 삼성생명이나 삼성화재가 법 개정 전에 자발적으로 개선 조치를 취하라는 압박을 한 적은 있지만 입법으로 강제매각을 의무화하는 것에 대해서는 논란이 일 것으로 전망된다. 최종구 금융위원장은 지난 4월 “법 개정 전이라도 금융사가 자발적 개선 조치를 실행해달라”며 금융사가 보유 중인 대기업 계열사 주식을 매각할 방안을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요구했지만 지방선거 이후 탄력을 받고 있는 여당이 입법을 통한 압박으로 입장을 바꾼 것이라는 해석이 나온다. 개정안은 보험회사의 계열사 주식 보유 한도 계산 기준을 취득원가에서 공정가액으로 변경하고 한도 초과분에 대해서는 의결권을 제한하며 매각 차익을 보험회사의 손실보전용으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규정했다. 매각기한은 5년으로 하고 금융위의 승인을 받아 2년 더 연장할 수 있도록 했다. 박 의원은 “지금까지 국회에 계류된 모든 삼성생명법의 종결판”이라면서 “이번 보험업법 개정안은 특히 금융위와도 협의를 거친 것으로 금융위도 보험업법 개정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큰 틀에서 공감하고 있다”고 말했다.
민주당은 그간 현행 보험업법이 ‘삼성특혜법’이라고 지적하며 법안소위에서 관련 법 개정의 필요성을 주장해왔다. 반면 자유한국당은 이들이 삼성전자 지분을 한 번에 매각하면 금융시장에 큰 충격을 줄 수 있을 뿐 아니라 주주들의 손실을 불러올 수 있다며 반대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이 때문에 국회 통과를 놓고 충돌이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금융위는 삼성·현대차·한화·DB·롯데·교보생명·미래에셋 등 금융계열사를 거느린 그룹에 대한 통합감독법 제정도 추진하고 있다. /하정연·손구민기자 ellenaha@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