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고혈압약 219개 중 91개 판매중지 해제"

고혈압 치료제 ‘발사르탄’에 발암 가능 불순물질이 검출돼 국내 판매 고혈압약을 대거 판매 중단 조치를 내렸다는 소식에 환자와 제약사의 혼란이 가중되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판매 중단 조치한 219개 품목 중 187개 품목을 점검해 91개 품목(40개 업체)에 대한 처분을 해제한다고 밝혔지만 나머지 128개 제품에 대해서는 유지했다.

9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지난 7일 식약처는 유럽의약품안전청(EMA)이 고혈압약 원료 중 중국 ‘제지앙화하이’사가 제조한 발사르탄(Valsartan)에 ‘N-니트로소디메틸아민(NDMA)’이 불순물로 포함된 것이 확인됨에 따라 해당 원료 사용 가능성이 있는 고혈압약에 대한 판매·제조 중지 결정을 내렸다. NDMA는 국제암연구소(IARC)에서 인간에 발암물질로 작용할 가능성이 있는 물질을 뜻하는 2A군으로 분류된 물질이다.


식약처는 “국내 시판되는 고혈압약은 2,690개이고 이번에 판매 중단된 고혈압약은 그 중 일부 만이 잠정 판매 중단된 만큼 대체 치료제가 충분하다”는 입장이지만 매일 고혈압약을 복용해야 하는 환자들은 큰 혼란에 빠졌다. 특히 주말인 토요일 저녁 정부의 발표가 나오며 약국이나 병원을 방문하기 힘든 환자들은 정확한 정보를 알지 못해 우왕좌왕했다. 그 과정에서 식약처 홈페이지가 마비되고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청원이 올라오는 해프닝도 벌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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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꺼번에 200개 이상의 의약품이 판매 중단되는 사태를 맞은 제약업계도 당황하고 있다. 이번 조치로 일시적이긴 해도 국내 시판되는 발사르탄 함유 의약품 573개 중 약 40%가 판매 중지됐다. 이번에 판매 중지된 발사르탄 함유 의약품은 대부분 국내 중소·중견제약사가 제조한 복제약으로 원가가 저렴한 중국산 원료를 사용하던 회사들이 대거 포함됐다. 관련 업계는 식약처의 조사 결과에 따라 시중 유통 중인 제품의 회수까지 진행될 수 있는 만큼 추이를 지켜보면서 원료의약품 공급처를 바꾸는 방안에 대해서도 논의하고 있다.

현재 식약처는 제지앙화하이사가 원료를 공급한 수입·제조업체에 대한 현장 확인조사와 의약품에 발암물질이 있는지와 함유량에 대한 수거·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이날 오전까지 화하이가 제조한 발사르탄 사용 가능 의약품 219개 품목 중 187개 품목을 점검해 91개 품목에 대해서는 판매·제조 중지를 해제했다. 나머지 32개 품목에 대해서도 확인되는 즉시 조사 결과를 제공할 방침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임의로 복용을 중단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으므로 의사와 상의하신 후 방침에 따르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판매 중지된 제품에 대해서는 식약처 홈페이지나 대표 블로그 등을 통해 확인할 수 있다.


김경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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