빅3는 그나마 상황이 나은 편이다. 중국 업체와의 기술격차가 크지 않은 중소형 조선사들은 경쟁 심화로 일감을 따내기가 갈수록 어려워지면서 벼랑 끝으로 내몰리고 있다.
실제 STX조선해양의 경우 지난 4월 노사가 자구안에 합의하면서 극적으로 법정관리를 피하고 부활을 모색하고 있지만 앞날이 밝지만은 않다. 또 성동조선해양은 현재 전체 인력 1,200명 중 3분의2를 줄이는 대규모 구조조정을 추진하는 동시에 매각을 통해 생존을 모색하고 있는 형편이다.
이들뿐 아니라 대부분의 중형사가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수출입은행 해외경제연구소에 따르면 국내 중형 조선사들의 수주액은 2013년 42억2,000만달러를 기록했으나 지난해에는 12억5,000만달러로 3분의1 수준으로 쪼그라들었다. 올 1·4분기에는 1억6,000만달러 수주에 그쳐 국내 전체 수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3.2%로 줄어들었다. 2013년만 하더라도 중형 조선사들이 전체 수주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10%가량 됐다.
중형사들이 갈수록 수주에 어려움을 겪으면서 미래 먹거리인 수주잔량도 급감하고 있다. 중형사들의 수주잔량은 한때 500만CGT(표준화물선 환산톤)에 육박했으나 올 1·4분기에는 90만7,000CGT로 5분의1토막이 났다. 또 어선 등 소형 선박을 주로 만드는 업체들의 모임인 한국조선공업협동조합의 조합원 수는 2000년 124개에서 지난해 78개로 37% 줄었다.
영국 시장조사 업체 IHS마킷의 이대진 선임 컨설턴트는 “중국 업체들과 비교해 뚜렷한 기술력이 없는 중소형사들의 상황이 갈수록 어려워질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