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동산 부동산일반

[S머니]잇단 매수문의…급매물 속속 소진…강남 거래절벽 벗어나나

<숨통 트이는 강남 부동산>

송파구 매매가 0.04% 오르며 8주 만에 마이너스 탈출

보유세 개편안 '별거 없다' 판단, 매수대기자 투자 나선듯

"추가 세제개편 등 변수…반등 이어질지 지켜봐야" 신중론도

1415A11강남



“관망세를 보였던 투자자들이 현 시장 상황을 ‘바닥’은 아니더라도 ‘발목’ 정도로 판단하고 매물을 건드리기 시작했습니다. 집주인들도 벌써 낌새를 알아채고 가격을 내리려고 하지 않는 거죠.”(서울 송파구 신천동 G공인 관계자)

“압구정임에도 불구하고 싸게 나왔다고 평가받는 매물들이 매매되면서 예전보다는 조금 거래가 트였습니다. 하지만 급매물이 소진된 다음에 예전 가격의 매물만 남았을 때도 거래가 되느냐가 시장의 분수령이 될 것 같네요.”(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W공인 대표)


정부의 부동산 규제로 극심한 ‘거래절벽’을 겪었던 강남 일대 부동산 시장의 숨통이 트이고 있다. 그간 매수세가 끊겼던 모습과 달리 최근 급매물들이 속속 거래되고 저렴한 매물을 찾는 문의도 늘어나는 모습이다. 특히 지난 4월 이후 매매와 전세 모두 급락세를 보였던 송파구 잠실동 일대는 보유세 개편안 발표를 기점으로 쌓였던 급매물들이 소화되는 양상이다. 다만 최근의 급매 거래가 강남 부동산 시장 전반의 하락세를 멈추고 반등을 가져올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분석도 나온다.

13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최근 강남권 일대에서 시세보다 낮은 급매들이 빠르게 소진되고 있다. 올 4월 양도세 중과조치가 본격 시작되자 거래가 끊겼던 것과는 분위기가 확연히 달라졌다라는 게 강남 중개업소의 설명이다. 중개 업계에서는 이런 분위기 변화는 6월 말 종합부동산세 개편안이 공개되면서 시작됐다고 입을 모았다.


잠실동 ‘엘스’ 인근의 K공인 관계자는 “보유세 개편안이 예상보다 강도가 약하다고 생각한 투자자들이 관심을 보이면서 급매물은 이달 초에 사실상 소진됐다”면서 “분위기 흐름상 집주인들이 다시 호가를 올리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잠실동 H공인 관계자는 “최근 3주 새 ‘엘스’만 10건이 거래됐다”면서 “로열동·로열층 급매물이 팔려나가자 B급 매물 호가도 오르고 있는데 여기에도 투자자들이 매수 의사를 표시한다”고 전했다. ‘엘스’의 경우 5~6월 거래는 총 4건에 불과했지만 이달 들어 전용 84㎡가 15억9,000만원에 거래됐다. 신천동 ‘파크리오’ 전용 144㎡도 7월 초 16억원에 실거래됐다. 신천동 G공인 대표는 “불과 몇 주 전만 해도 매수자 우위 시장이었는데 지금은 조금 바뀌었다”며 “관망을 끝내고 사겠다는 문의가 많아 일대 부동산중개업소끼리도 가격 조정이 가능한 매물을 찾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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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남구와 서초구에서도 6월 말부터 거래가 트이는 분위기다. 대치동 ‘은마’ 전용 76㎡는 7월 들어 15억원 선에서 3건이 거래된 것으로 전해진다. 압구정동 ‘현대아파트’도 6월 말부터 현재까지 총 7건의 거래가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압구정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신현대 전용 108㎡가 22억원, 구현대 전용 161㎡가 31억원 등 수건의 거래가 진행됐다”면서 “정부의 경제정책이 규제 완화 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는데다 압구정 재건축 단지가 그간 가격이 많이 떨어져 지금을 매수 타이밍으로 보는 것 같다”고 했다. 반포동의 김시연(펠로) 래미안114공인중개 대표는 “거래가 아예 안 되다 최근 급매물부터 한두 개씩 이뤄지고 있다”면서 “한신 3차, 신반포 3차, 경남 등 재건축 이주 수요와 맞물리면서 움직이지 않던 매수 대기자들이 움직인다”고 말했다.

잠실도 이주 수요가 뒷받침하면서 전셋값 하락도 멈추고 보합세를 보이고 있다. 잠실엘스 전용 84㎡ 전세는 7월 7억8,000만원에 거래됐다. 6억5,000만원까지 떨어진 6월보다 오른 가격이다. ‘파크리오’도 재건축 단지인 미성·크로바와 진주아파트 등의 이주 수요가 전셋값을 올리는 모양새다.

이런 상황 탓에 송파구 아파트 매매가격 변동률이 7월 둘째주 0.04%(부동산114 기준)를 기록하며 8주 만에 상승으로 돌아섰다. 강남구(0%), 서초구(0.06%)도 하락은 없었다.

하지만 이런 분위기가 시세 반등을 이끌 수 있을지는 조금 더 지켜봐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다. 잠실동 K공인 대표는 “연말까지 추가적인 정부의 세제개편도 있고 가을부터는 ‘헬리오시티’의 영향이 어떻게 될지 모른다”면서 “아직 시장이 불확실하다고 보고 조금 더 기다리겠다는 매수자도 많다”고 했다. 임병철 부동산114 수석연구원은 “보유세 부담이 크지 않다는 반응이 많아 시장에서 저렴하게 나온 것은 거래가 됐다”면서 “저가 매물이 소화된 후 다시 예전 시세에서도 추격매수가 나타날지는 지켜봐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재명·이완기기자 nowlight@sedaily.com

이재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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