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의 비정규직 노동자가 2,100만명을 넘어서며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14일(현지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총무성이 전날 발표한 ‘2017년 취업구조 기본조사’ 결과 지난해 10월1일 기준 ‘일하는 사람(취업근로자)’ 수는 6,621만명으로 집계됐다. 지난 2012년을 기준으로 한 직전 조사 때보다 179만명 증가했다. 일손 부족과 경기 호황으로 취업자가 늘어난 덕분이다.
문제는 취업자 증가분의 절반 이상은 상대적으로 일자리의 질이 낮은 비정규직으로 채워졌다는 점이다. 2017년 유기계약직이나 파견사원 등 비정규직 노동자 수는 2,133만명으로 1979년 이 조사가 시작된 후 가장 많았다. 비정규직 증가율은 전체 취업노동자 증가분의 50.3%를 차지했다. 임원을 제외하더라도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율이 38.2%나 됐다. 비정규직 중에서는 시간제 근로자나 아르바이트 종사자가 1,472만명으로 가장 많았다. 뒤를 이어 계약직 사원이 303만명, 파견노동자는 142만명이었다.
비정규직 노동자가 늘어난 데는 퇴직 후 재취업을 하는 고령층 노동자의 증가가 주요 원인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베이비붐세대인 ‘단카이세대(1947~1949년 출생자)’가 정년퇴직 후 유기계약직이나 파견직 등으로 재취업하는 사례가 늘면서 이들을 대상으로 한 비정규직 취업시장이 확대됐다는 의미다. 실제로 60세 이상의 고령 취업자 중 비정규직이 차지하는 비율은 2012년보다 1.3%포인트 증가했지만 15~34세의 젊은 층은 2.4%포인트 감소했다. 신문은 일본이 실업률은 줄어들고 취업률이 높아지는 것처럼 보이지만 실상은 비정규직 위주의 취업시장 확대라는 고용의 질 악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