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의 정상회담 장소인 핀란드 헬싱키에 15일(현지시간) 도착했다.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16일 오후 1시(한국시각 16일 오후 7시) 헬싱키의 대통령궁에서 푸틴 대통령과 회담할 예정이다. 회담은 통역만을 대동한 두 정상 간의 일대일 회담으로 시작해 측근들이 참석하는 업무 오찬으로 이어진다. 이후 트럼프 대통령과 푸틴 대통령은 공동기자회견을 열어 회담 결과를 설명할 계획이다.
이번 회담은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 시리아 내전 사태 등으로 양국 관계가 냉전 이후 최악의 갈등을 빚는 상황에서 이뤄지는 것으로, 회담 결과가 향후 국제정세에 상당한 영향을 미칠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전통적 우방인 유럽연합(EU) 등과 갈등을 빚고 러시아에 유화적인 태도를 보였다는 점에서 두 정상의 회담에 전 세계의 이목이 쏠리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3일 영국에서 테리사 메이 총리와 정상회담을 한 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핵무기 감축, 시리아와 중동 정세, 러시아의 크림반도 병합 등을 미·러 정상회담 의제로 다룰 예정이라고 밝힌 바 있다.
이날 헬싱키 시내에서는 미·러 정상회담에 반대하는 시위가 열리는 한편, 트럼프 대통령이 묵는 호텔 주변에는 지지자 60여명이 나와 ‘환영해요 트럼프’ 등 현수막을 들고 성조기를 흔드는 모습이 목격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이후 약 18개월간 두 차례 푸틴 대통령을 만난 바 있지만, 공식 정상회담은 이번이 처음이다. 두 정상은 지난해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계기로 즉석 회담을 했고, 1월 베트남 다낭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몇 차례 접촉하며 짧게 대화를 나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