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7일 업계에 따르면 최 후보는 이달 초 인수 준비를 도울 TF를 구축했다. 그룹장(부장)급으로 본사 직원 7명, 포스코휴먼스를 포함한 계열사 직원 2명을 선발했다. 사무실은 서울 강남 포스코센터 동관 5층에 마련됐다. TF는 27일 최 후보가 포스코센터에서 열릴 임시 주주총회에서 정식으로 포스코그룹 회장직에 오를 때까지 그룹 현안을 전달하는 역할을 맡을 것으로 보인다. 철강업계 관계자는 “경영 계획을 적극적으로 모색했던 이전 TF와는 성격이 조금 다르다”며 “최 후보가 현안을 파악할 수 있게끔 비서 역할을 맡고 있다”고 설명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TF와 같은 정식 조직이라기보다는 실무 차원에서 취임 준비작업을 돕는 모임”이라고 말했다.
차기 회장을 측면 지원하게 되는 이번 TF는 앞서 권오준 포스코 회장이 대규모 TF를 꾸렸던 것과 대비된다. 권 회장은 4년 전 철강과 신성장·기획·재무·경영 인프라 5개 부문으로 구성된 ‘혁신 포스코 1.0 추진반’을 출범한 바 있다. 계열사 임원급에 외부 컨설팅 인사까지 모두 40여명이 동원됐다. 글로벌 경기침체에 따른 전방산업 업황 악화, 경쟁 심화 등으로 위기에 직면한 포스코의 혁신이 불가피하다는 판단에서였다. 최정우호가 상대적으로 작은 규모의 TF를 꾸린 데는 4년간의 구조조정을 통해 그룹이 반석에 올라선 덕분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포스코는 지난해 매출 60조원, 영업이익도 6년 만에 최대인 4조6,000억원을 올렸다. 나아갈 큰 방향도 잡혀 있다. 권 회장은 올 4월 포스코 창립 50주년이 열린 ‘미래비전선포식’을 통해 포스코 100년을 위한 신사업 육성 전략을 발표한 바 있다. 이 작업을 주도한 인물이 바로 최 후보다. 권 회장과 포스코의 미래 비전을 공유하는 만큼 대대적인 개혁의 필요성은 덜하다는 의미다.
무엇보다 권 회장이 4월 갑작스레 사임하면서 회장 인선 과정에서 포스코는 극심한 홍역을 겪었다. 차기 회장 선정절차를 둘러싸고 정치권을 포함한 외부에서 비판이 쏟아졌던 만큼 존재감을 드러내지 않을 필요가 있었다는 관측이 많다. 최 후보가 컨트롤타워 격인 가치경영센터장을 지내는 등 그룹 전반에 대한 이해가 밝은 것도 단출한 TF 구성의 한 원인으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김우보·고병기기자 ubo@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