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통일·외교·안보

'러시아산 둔갑' 北석탄, 작년 2차례 국내 반입

북한서 선적→러시아서 외국선박에 환적 후 국내 하역

수입 업자 등 대상으로 조사 진행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대북제재 차원에서 금수 품목으로 지정한 북한산 석탄이 지난 해 10월 2차례 걸쳐 러시아를 경유해 국내에 반입된 것으로 확인됐다. 정부는 이에 대해 북한산 석탄의 반입 경위 등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다.


유엔 안보리 대북제재위원회 산하 전문가패널이 지난달 27일 제출한 ‘연례 보고서 수정본’에 따르면 러시아에서 실린 북한산 석탄이 지난해 10월 2일과 11일 각각 인천과 포항으로 반입됐다. 보고서에 따르면 북한 선박 릉라2호, 을지봉6호, 은봉2호와 토고 깃발을 단 유위안호는 지난 해 7월과 9월 사이 총 6차례 걸쳐 북한 원산과 청진 항에서 석탄을 싣고 러시아 홀름스크 항으로 향했다. 이후 북한산 석탄은 흘름스크 항에 하역된 후 파나마 선적인 ‘스카이 엔젤호’와 시에라리온 선적인 ‘리치 글로리호 ‘등에 옮겨 실린 후 각각 인천과 포항으로 들어왔다. 특히 포항에 정박한 리치글로리호의 경우 총 5,000t, 미화 32만5,000달러어치 석탄을 싣고 왔다고 보고서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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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카이엔젤호와 리치글로리호가 국내로 들어온 시점은 유엔 안보리가 대북제재 차원에서 결의 2371호를 채택한 지난 해 8월 이후다. 결의 2371호는 ‘북한은 자국 영토로부터 또는 자국민에 의해 또는 자국 선박이나 항공기를 사용하여 석탄, 철, 철광석을 직간접적으로 공급, 판매 또는 이전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하고 있다. 그럼에도 북한은 러시아 항구에서 ‘석탄 세탁’을 한 후 한국으로 수출한 것이다. 또한 2371호는 ‘모든 국가가 북한을 원산지로 하는지와 관계없이 자국민에 의해 또는 자국 국적 선박이나 항공기를 사용하여 북한으로부터 해당 물질 조달을 금지토록 결정’한다는 내용도 담고 있다.

외교부 당국자는 “2건 모두 정보가 입수되기 전에 수입신고 및 신고 접수가 다 완료됐고, 선박의 한국 도착과 동시에 석탄들은 하역처리가 됐다”고 전했다. 하역 된 석탄들은 이미 유통된 것으로 추정됐다. 또 이 당국자는 북한산 석탄을 수입하려 한 것으로 의심되는 한국 측 업자에 대해 “관세법상 부정수입 혐의로 조사 중”이라고 덧붙였다.


정영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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