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대법 “구룡마을 무허가건물 더부살이 가족, 전입신고 시 세대분리로 인정”

주소 없는 무허가 거주지여도 주민등록 정정에 해당

동사무소는 전입신고 접수 받아줘야




서울 구룡마을의 무허가건물 세대주 밑에서 더부살이를 하던 가족이 세대주 등록을 위해 이 건물 일부에 전입신고를 하면 세대분리로 인정해줘야 한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18일 대법원 1부(주심 박상옥 대법관)는 서울 구룡마을의 주민 A씨가 강남구 개포1동장을 상대로 낸 주민등록전입신고 수리 불가처분 취소소송 상고심에서 원고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고 18일 밝혔다.

동일한 곳에 주민등록을 하고 살던 세대가 전입신고를 새로 하면, 세대분리를 위해 주민등록을 정정하겠다는 뜻으로 간주해야 한다는 취지다. 재판부는 해당 동사무소에서 전입신고 접수를 거부하지 말고 받아줘야 한다고 결정했다.


지난 1993년부터 구룡마을에 거주하던 A씨 가족은 2008년 9월 주거지가 강제로 철거되자 이웃에 사는 친언니의 무허가건물에 주민등록을 하고 함께 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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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후 A씨는 2013년 1월 무허가건물의 거주공간을 분리해 동사무소에 새로 전입신고를 했지만, ‘구룡마을 관리대장에 등재되지 않은 거주지’라는 이유로 신고가 받아들여지지 않자 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1·2심과 같이 원고 승소로 결론을 냈지만, 판결 이유는 달랐다. 1·2심은 거주공간이 구분돼 있으므로 A씨의 전입신고가 적법하다고 인정했다. 반면 대법원은 같은 거주지 안에 세대가 별도로 존재한다는 것을 표시하는 주민등록사항 정정신고에 해당한다고 봤다.

대법원은 “A씨가 신청한 전입신고의 실질은 세대 분리를 내용으로 하는 주민등록사항 정정신고에 해당한다”며 “원심이 정정신고가 아닌 전입신고로 판단한 것은 잘못이지만, 개포1동사무소가 신고를 수리하지 않은 것이 위법하다는 원심의 결론은 정당하다”며 원고 승소를 확정했다.


백주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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