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은 18일 자유한국당 비상대책위원장으로 선임된 김병준 국민대 명예교수를 향해 곱지 않은 시선을 있는 그대로 내비쳤다.
참여정부 시절 청와대 정책실장을 지내며 소위 ‘노무현의 사람’이라고 불렸던 그가 위기에 처한 한국당의 구원투수로 나선 데 대한 비판이었다.
특히 노무현 대통령 재임 시 청와대에서 한솥밥을 먹었던 의원들은 ‘노의 남자’ 꼬리표를 달고 한국당행을 택한 그를 겨냥해 거침없는 불쾌감을 보이며 ‘노무현’ 이름 지우기에 나섰다.
‘친노’로 분류되는 한 의원은 “원래부터 여기 붙었다, 저기 붙었다 했던 사람”이라고 목소리를 높였고, 다른 친노 의원은 “박근혜 탄핵국면에서 총리직을 수락할 때부터 이미 그런 행보를 보였다. 한국당으로 간 게 전혀 새삼스러울 게 없는 인물”이라고 거들었다.
노무현정부 때 청와대 행정관으로 일한 전재수 의원은 전날 페이스북에서 김 비대위원장을 향해 “당신의 그 권력욕이 참 두렵다. 그쪽 일을 하면서 당신의 출세를 위해 노무현 대통령님을 입에 올리거나 언급하지 말아 주길 당부드린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 외에도 정치권에서 그를 향한 여당 위원들의 비난이 이어졌다.
박영선 의원은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을 통해 “2006년 12월 김병준 실장이 나를 찾아와 금산분리법 상정 연기를 압박했었다”며 “아마도 노무현 대통령의 눈과 귀를 혼란케 했던 몇 사람 가운데 한 사람이었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40대의 한 초선 의원은 연합뉴스와 통화에서 “어떻게 저렇게 정치를 하는지 모르겠다. 본받고 싶지 않은 정치인”이라며 “비대위원장이라는 전권을 준다고 하니 또 한 번 본인 만의 세상을 그려보고자 하는 욕심이 들었을 것”이라고 쏘아붙였다. /홍승희인턴기자 shhs9501@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