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간’이 김정현과 서현을 필두로 진중한 고민의 흔적을 보였다.
20일 오후 2시 서울 마포구 상암동 MBC 골든마우스홀에서는 새 수목드라마 ‘시간’(극본 최호철, 연출 장준호) 제작발표회가 진행됐다. 장준호PD, 배우 김정현, 서현, 김준한, 황승언이 참석해 이야기를 나눴다.
‘시간’은 누구에게나 주어진 유일한 시간과 결정적인 매 순간, 각기 다른 선택을 한 네 남녀가 지나간 시간 속에서 엮이는 이야기를 담는다. ‘비밀’ ‘가면’으로 치밀한 필력을 인정받은 최호철 작가와 ‘엄마’ ‘호텔킹’을 연출한 장준호 감독이 의기투합했다.
장준호PD는 “‘시간’은 모두에게 유한한 시간 안에서 어떤 선택들을 해 나아가는지를 묻는 질문을 한다. 그 안에서 인간다운 삶을 생각하게끔 한다”라고 작품을 소개했다. ‘시간’의 관전포인트로는 “네 주연들의 연기다. 각 인물들의 감정과 판단이 다양하게 해석될 것 같다. 너무나 잘 연기해주고 있다. 연기를 보는 것만으로도 큰 재미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정현, 서현, 김준한, 황승언의 현장 호흡에 대해 장준호PD는 “장면을 고민할 때가 많은데 배우들을 보고 장면을 결정할 때가 많다. 배우들이 연기를 잘해줘서 내가 그걸 담기만 하면 되겠다고 생각하고 작품을 하고 있다”고 극찬했다.
그동안 공동연출을 7작품 했다는 장PD는 “많이 배울 수 있었던 기회였다. 이번에 입봉할 수 있어 기쁘다. 지금은 좀 더 적극적으로 신에 개입하고 배우들을 책임지고 있다. 열심히 최선을 다해 작업하고 있다”고 밝혔다.
주요배우 네 명의 캐스팅 이유와 표현의 만족도에 대해서는 “김정현의 이전 작품 ‘초인’ ‘으라차차 와이키키’ ‘학교2017’ 등을 재미있게 봤고 인터뷰도 찾아봤다. 그 작품들에서 김정현 배우의 슬픔과 고민이 다 보이더라. 인터뷰에서도 고민을 많이 하는 배우 같았다. 그 점에서 수호와 접점이 보였다. 같이 작업하면서도 인물의 감정선을 충분히 잘 표현해줘서 만족하고 있다”며 “서현은 ‘도둑놈 도둑님’을 함께할 때도 사람을 대하는 태도가 선하고 좋더라. 고통과 고난 속에서 단단함이 있는 점이 지현과 캐릭터가 맞아떨어지겠다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또한 “김준한은 영화 ‘박열’을 봤을 때 나쁜 인물임에도 다양하게 해석하게끔 연기하더라. 민석과 비슷한 점이 보였다”며 “황승언 또한 전작 ‘죽어야 사는 남자’에서 반전이 되는 한 신을 위해 고민한 게 보였다. 채아라는 인물과 맞을 것 같았다”고 덧붙였다.
‘시간’은 하나의 선택을 두고 갈등하는 이야기로, 자칫 앞선 드라마 ‘돈꽃’과 유사한 구도와 갈등이 예측될 수 있다. 차이점에 대해 장PD는 “‘돈꽃’은 돈이 사람을 먹느냐, 꽃이 사람을 먹느냐를 다뤘다. ‘시간’은 서로 만날 수 없는 다른 환경의 사람들이 하나의 사건을 계기로 만난다. 그 어떤 사극보다 시간 의식을 다루고 사건을 다룬다”며 “저희가 인물들끼리 한 사건에 놓였을 때 서로를 어떻게 바라볼 것인가에 대한 감정을 중점적으로 다룬다. 심리극으로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김정현은 시간을 멈추고 싶은 남자 천수호 역을 맡았다. 김정현은 “이전 작품들과의 접점이 없었다. 그것만으로도 배우로서는 굉장히 의미있고 흥미로웠다. 작품의 메시지도 분명했기 때문에 시청자들과 많은 의미를 공유하고 싶었다”라고 출연 계기를 밝혔다. 극중 주된 호흡을 맞추고 있는 서현에 대해서는 “서현은 매 장면마다 엄청 노력을 한다. 작품을 만드는 힘이 풍부한 배우다. 상대방과 호흡을 잘 맞춰가며 연기하고 있다”며 칭찬을 아끼지 않았다.
이날 김정현은 극중 무거운 캐릭터 천수호와 동일한 무표정으로 나타나 눈길을 끌었다. 이에 대해 그는 “최근 모든 내 삶에 있어서 천수호로 살려고 노력하고 있다. 김정현이 나오지 않게 견제하고 있는 중이다. 그 결과가 어떻게 나올지는 모르겠지만 최선을 다하려 한다”며 “에너지 자체를 다 넣어서 캐릭터를 만들려 한다. 인물의 감정 때문에 내 삶도 천수호에 기울어있는 상태다. 내가 할 수 있는 게 무엇일까 매 순간순간마다 고민하려 한다”고 전했다.
서현은 멈춰버린 시간 속에 홀로 남겨진 여자 설지현으로 분했다. 서현은 “감독님과 ‘도둑놈 도둑님’을 할 때 참 좋게 작업한 기억이 있는데 이번에 감독님의 입봉작으로 함께 하게 돼 기뻤다”라고 결정적인 출연 계기를 언급했다. 이번 작품 속 주연 역할에 대한 부담도 적진 않았을 터. 서현은 “사실 매 작품마다 부담을 가지고 연기한다. 이번에도 지현의 깊은 감정을 잘 표현하려 노력하고 있다. 나를 믿어주시는 좋은 분들, 감독님, 스태프들, 배우들과 하루하루 열심히 촬영하고 있다”고 말했다.
돌아올 수 없는 시간을 건넌 남자 신민석 역의 김준한은 “지현이와 사귄지 6년되는 인물이다. 천수호의 사건을 맡게 되면서 본인의 목적을 향해 달려나가는 인물이다”라고 캐릭터를 소개했다. 이번에 드라마로 안방극장을 찾는 소감을 묻자 “감독님을 믿고 열심히 만들고 있다. 잘 봐주시기 바란다. 아직 나를 낯설어하시는 분들이 많을텐데 극에 잘 묻어날 수 있게 노력하겠다”고 답했다.
황승언은 조작된 시간 뒤로 숨은 여자 은채아를 연기했다. 황승언은 “모든 걸 가졌지만 사랑만 가지지 못해 파국으로 치닫는 인물이다”라고 자신의 역할을 언급했다. 이어 “MBC에서 주연을 맡게 됐다. 감사하다. 한 번이라도 대본을 더 보려 하고 틀에 박히지 않은 역할을 보여드리려 한다. 이전에도 재벌집 딸 역을 맡았는데 그와 또 다른 걸 보여드리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배우들끼리의 호흡을 묻자 황승언은 “주연배우 네 명이서 진솔한 술자리 등 따로 자리를 가지면서 많이 고민하고 열심히 준비했다. 그만큼 현장에서 좋은 결과가 나오고 있는 것 같다. 많은 기대 해 달라”고 기대감을 자아냈다.
‘시간’은 ‘이리와 안아줘’ 후속으로 오는 25일 첫 방송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