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언호 한길사 대표는 독서율 하락에 따른 사회 지체 가능성에 대해 아쉬움을 드러냈다. 책 만드는 일에 대해 이야기할 때는 늘 행복하고 마냥 즐거운 표정의 김 대표이지만 책 읽는 문화가 점점 약해지는 현실을 말할 때는 비장함과 안타까움 등이 교차하는 듯했다.
김 대표는 “촛불을 들었던 손에 다시 책을 들어야 한다”며 우리 사회의 발전을 위한 독서운동 동참을 촉구했다. 그러면서 “깨어 있는 시민들이 나섰기 때문에 박근혜 정부의 실체가 드러났고 정권이 교체됐다”며 “이러한 것이 바로 시민정신이며 교양이자 우리 사회를 발전시키는 원동력”이라고 말했다. “책은 읽어도 되고 안 읽어도 되는 게 아닙니다. 도덕적이고 창조적인 국가와 사회에는 책과 독서가 필요충분조건입니다. 10년, 20년 책을 멀리하면 개인도 국가도 몰락합니다. 책을 읽지 않으면 그 사회는 무너질 수밖에 없어요.”
우리 사회에 실종된 건강한 토론문화의 정착을 위해서도 독서가 필수적이라고 김 대표는 강조했다. “선진사회는 구성원들이 책을 읽고 생각하고 토론하는 사회입니다. 책을 읽지 않고 토론을 하면 싸움이 됩니다. 독서를 통해 깊은 사유가 가능해집니다. 또 다른 사람의 생각을 인정하고 용인하고 내 생각을 주장하지만 강요하지는 않는 게 민주주의입니다. 책을 읽으면 억지 주장은 펴지 못하죠.”
김 대표는 우리에게 편리함을 주는 디지털 기술이 그 못지않은 부작용을 양산하고 있는 현실에 대해 우려를 드러냈다. 그는 “아이부터 어른까지 항상 손에 스마트폰을 들고 다니고 잘 때도 놓지를 않는데 이 때문에 시력이 저하될 뿐 아니라 눈 건강에도 좋지 않다”며 “그러나 가장 좋지 않은 점은 기억력을 감퇴시키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예전에는 전화번호도 기억하고 우리가 모든 사연을 기억하고 있었다”며 “그런데 요즘에는 내 전화번호도 가끔 잊는 일이 발생하는데 스스로 기억하는 습관 대신 인터넷에서 찾아보는 습관이 들어 그런 것”이라고 덧붙였다.
책을 사는 것은 가장 지혜로운 행위라고 생각한다는 김 대표는 ‘일주일에 한 번 책방 가자’ 운동을 벌이고 싶다고도 했다. “우리나라 책은 정말 싸요. 커피 두 잔 값에 불과해요. 미국은 책값이 우리나라의 세 배이고 일본은 두 배 정도예요. 책을 사는 행위는 정말 지혜로운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니 일주일에 한 번이라도 책방에 가고, 또 소설이든 뭐든 책 한 권은 사자는 캠페인을 벌이고 싶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