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1위 조선사인 현대중공업의 무급휴직 추진은 조선업을 둘러싼 경영환경이 그만큼 녹록하지 않다는 점을 의미한다.
20일 조선업계에 따르면 현대중공업 사측은 지난 19일 열린 제20차 단체교섭에서 해양플랜트 유휴인력에 대한 무급휴직을 제안했다. 해양플랜트 일감이 부족해 다음달부터 해양공장 가동을 중단해야 할 처지이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은 2014년 아랍에미리트(UAE) 나사르 원유생산설비 수주 이후 44개월째 해양플랜트 일감을 따내지 못하고 있다. 이에 강환구 현대중공업 사장은 지난달 22일 담화문을 통해 오는 8월부터 35년 만에 처음으로 해양공장 문을 닫는다고 밝혔다. 또 최근 해양사업본부 임원 3분의1을 줄이는 등 허리띠를 졸라매고 있다.
향후 해양플랜트 수주 전망도 밝지 않다. 최근 해양플랜트 일감 자체가 많지 않은데다 중국·싱가포르 업체와의 가격 경쟁에서 밀려 수주가 갈수록 어려워지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중공업 사측은 이 같은 경영 환경을 감안해 노조에 해양플랜트 관련 인력 2,600명 중 관리·영업·설계 등 사무직과 고객서비스 등 필수 인력을 제외한 나머지 인력에 대해 무급휴직을 제안했다. 또 필수 인력과 나머지 사업 부문 인력에 대해서도 경영이 정상화될 때까지 기본급 20%를 반납하는 안을 제시했다. 다만 노조가 사측의 이 같은 안을 수용할지는 미지수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사측과의 임금단체협상에서 견해차를 좁히지 못해 19일부터 오는 24일까지 5년 연속 파업을 실시하고 있다.
한편 현대중공업은 지난해 4·4분기 영업손실 342억원으로 적자 전환했다. 올 1·4분기에도 적자(-124억원)를 기록했으며 올 2·4분기에도 영업손실을 기록해 3분기 연속 적자가 예상된다. 지난 2년간의 수주 절벽 여파로 올 한 해 전체로도 이익을 내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