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기분을 느낀 지 몇 년 된 것 같다.” 브리티시 오픈(디 오픈) 최종라운드를 앞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43·미국)는 이렇게 말했다.
메이저 14승을 포함해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통산 79승을 거둔 우즈는 최근 몇 년 동안 순위표 맨 윗줄에 이름을 올리지 못했다. 메이저 우승은 10년이 훌쩍 넘었다. 22일(이하 한국시간) 디 오픈 3라운드에서 그는 20분 정도였지만 한때 공동 선두에 머물러 전 세계 골프팬들을 설레게 했다. 3라운드를 공동 6위로 마친 뒤 ‘선두에 오른 기분이 어땠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우즈는 “(허리 수술 등으로) 최근 몇 년 동안은 다시 우승을 하는 게 가능할지 알 수 없었다”고 답했다.
22일 오후 영국 스코틀랜드 앵거스의 커누스티 골프링크스(파71·7,402야드)에서 시작된 디 오픈 최종라운드에선 우즈를 포함한 ‘빅 네임’들이 상위권에 포진해 ‘별들의 전쟁’이 성사됐다.
조던 스피스(미국)는 3라운드에서 6언더파 65타(중간합계 9언더파 204타)를 쳐 잰더 쇼플리, 케빈 키스너(이상 미국)와 함께 공동 선두에 올랐다. 스피스는 지난해 이 대회에서 통산 세 번째 메이저 우승을 차지했다. 디 오픈에서 마지막으로 2연패에 성공한 선수는 2007년과 2008년 우승한 파드리그 해링턴(47·북아일랜드)이었다. 직전엔 우즈가 2005년과 2006년 우승컵인 클라렛 저그를 들어 올렸다.
스피스는 1라운드 공동 50위로 부진했다가 둘째 날 11위로 올라선 뒤 3라운드에서 2연패 전망을 밝혔다. 1번홀(파4)부터 드라이버 티샷을 그대로 그린에 올린 뒤 3m 남짓한 이글 퍼트를 넣고 포효했다. 디 오픈에서 통산 3승을 거둔 우즈도 1, 2라운드 연속 이븐파를 적어낸 뒤 3라운드에서 한꺼번에 5타를 줄였다. 66타는 우즈가 2006년 이후 디 오픈에서 기록한 가장 좋은 스코어였다. 2014년 디 오픈 우승자인 로리 매킬로이(북아일랜드)와 지난해 준우승자 맷 쿠처(미국), 토미 플리트우드(잉글랜드), 잭 존슨(미국)도 우즈와 함께 공동 6위(5언더파)에서 최종라운드에 돌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