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들이 좋아하는 패턴을 한 곳에 담았다.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는 로맨틱 코미디 장르에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가 당돌하게 나타났다. 몸은 서른살, 마음은 열일곱 청춘의 로맨스는 시청자를 홀릴 수 있을까..
23일 오후 서울 목동 SBS에서 월화 드라마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제작 발표회가 개최됐다. 조수원 PD와 배우 신혜선, 양세종, 안효섭, 예지원이 참석해 작품에 대한 이야기를 나눴다.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는 열일곱살에 혼수상태에 빠져 13년을 보내고 깨어난 우서리(신혜선)와 트라우마로 세상과 단절하고 살아온 공우진(양세종), ‘나이는 서른, 정신연령은 열일곱’인 남녀의 사랑을 담은 로맨틱 코미디.
연출을 맡은 조수원PD는 기존의 로코물과 차이점에 대해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가 기존의 내 드라마와 차별점이 있다면 각자 캐릭터가 처해있는 상황 속에서 코믹 요소들이 조금 더 강조됐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이어 “그리고 시청자들이 좋아하는 패턴들을 한 드라마에 담으려고 했다. 코믹도 있고, 멜로도 있고, 미스터리하기도 하다”며 “요즘에 드라마를 편집하면서 느낀 점은 자신감이 더 붙었다. 좋은 시선으로 바라봐주셨으면 좋겠다. 그럼 무더운 한여름을 멋지게 보낼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본다”고 덧붙였다.
신혜선은 극중 열일곱에 코마 상태에 빠져 13년이라는 세월을 ‘간주점프’한 서른 살 우서리 역을, 양세종은 열일곱에 생긴 트라우마로 세상과 단절하고 살아온 서른 살 공우진 역을 맡았다.
신혜선은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 “내가 열일곱 살이던 때와 서른이 된 지금 큰 차이는 없다고 생각한다”며 “열일곱 살이 서른 살에 비해 그렇게 어리지 않은 것 같다. 다만 경험이 부족할 뿐이다. 연기를 하면서 캐릭터를 잡은 것은 나이에 따른 차이가 아니라 성격의 차이였다”고 전했다.
이어 “우서리는 바이올린 밖에 모르는 순수하고 해맑은 아이다. 그래서 나이를 생각하며 연기하기 보다는 캐릭터의 성격을 생각하고 연기했다”고 덧붙였다.
양세종은 이번 작품에 대한 남다른 애착을 드러냈다. 그는 “대본이 그냥 쓱쓱 읽혀서 어느새 4부까지 봤다. 힐링 받는 느낌이 들었다”고 말했다.
이어 “몇 년 동안 열심히 일했다. (그래서 조금 지쳐있었는데) 대본을 보면서 (스트레스를) 털어낼 수 있었다”며 이번 작품을 선택한 이유를 설명했다.
극을 중심에서 이끌어가는 신혜선과 양세종의 연기호흡을 즐겁기만 하다. 신혜선은 양세종과의 연기 호흡에 대해 “즐겁고 NG도 거의 안 난다. 양세종은 내게 의지한다고 했으나 한참 선배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며 “호흡 걱정은 안하겠다고 생각하며 즐겁게 촬영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양세종은 “(신혜선이) 연기를 아주 잘 하는 분이기에 믿고 의지하면서 연기하고 있다. 너무 좋다. 현장에서 정말 편안하고 행복하게 연기하고 있다”고 화답했다.
전작인 KBS 주말극 ‘황금빛 내 인생’으로 그야말로 대박을 친 신혜선. 이에 대한 부담감도 적지 않았을 터. 이에 대해 신혜선은 “‘황금빛 내 인생’의 캐릭터는 밝지만은 않았다. 8개월 정도 하면서 영향을 받지 않으려고 했지만 약간 우울해지는 게 있더라”고 운을 뗐다.
이어 “전작의 흥행에 따른 부담은 없을 수 없다고 생각한다. 그 부담감을 줄이기 위해 즐기려고 노력하고 있다”며 “현장에서 내가 부담을 느끼는 것 만큼 스태프들, 감독님, 배우들 다 같이 느끼고 있을 테니 ‘같이 열심히 해보자’는 느낌으로 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안효섭은 극 중 남모를 상처를 가진 외삼촌 공우진과 길 잃은 강아지처럼 찾아온 우서리의 보호자 역할을 하는 19살 고등학생 유찬 역을, 예지원은 우진과 찬이 집에서 지내는 미스터리한 가사도우미 제니퍼 역을 맡아 비범한 비주얼과 행동으로 신스틸러의 면모를 보여줄 예정이라고.
안효섭은 “부담감이 있었지만 내가 맡게 된 유찬 캐릭터를 보면서 ‘이렇게 맑고 순수한 아이가 있을 수 있구나’ 느꼈다”고 뿌듯한 마음을 전했다.
자신의 캐릭터에 대해서는 “극중 조정 선수로 나온다. 몸도 우락부락하고, 운동 천재로 나오기 때문에 부담이 됐다. 촬영을 하다보면 살이 금방 빠지는 체질이라 근육을 유지하는 것이 어려웠다. 촬영 틈틈이 쉬는 시간에 저희 조정부랑 같이 가서 연습을 했다. 긴 시간은 아니었지만, 열심히 준비했으니 기대해주시면 좋을 것 같다”라고 말했다.
이번 작품으로 얻고 싶은 소감에 대해서는 “해피 바이러스를 잔뜩 드리고 싶은 마음이 크다. 긍정적 에너지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고 싶다. 힐링할 수 있는 부분이 있는 드라마다. 많이 기대해달라“고 밝혔다.
예지원은 이번 드라마 출연을 두고 ‘신이 주신 선물’이라는 표현을 했다. 그는 “작년에 새벽 기도를 나갔는데, 그 때 받은 작품이라 하늘이 주신 선물이라 생각하고 있다”며 “작가 선생님이 예쁘게 써주셔서 작품이 정말 좋다. 내 인생을 다시 돌아보게 한다”며 기대감을 드러냈다.
특히 예지원은 신혜선-양세종을 비롯한 후배들을 칭찬해 눈길을 끌었다. 그는 “후배들이지만 정말 너무 연기를 잘한다. 대본 리딩을 할 때 연기를 잘 해서 굉장히 집중을 해서 봤다”며 “특히 양세종이 바야바 분장을 했었는데 굉장히 잘 어울리더라. 그게 어울리기 쉽지 않은데, 정말 섹시했다. 그리고 신혜선은 계속 트레이닝복을 입고 있는데 만화에서 톡 튀어나온 듯한 매력이 있다. 사랑스럽다”고 애정을 표했다.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는 ‘너의 목소리가 들려’를 연출한 조수원PD와 ‘그녀는 예뻤다’를 집필한 조성희 작가가 의기투합한 작품이라는 점에서 방송 전부터 많은 주목을 받은 바 있다. 네 명의 개성 넘치는 배우와 제작진이 만나 어떠한 시너지 효과를 낼지 기대를 모은다.
신혜선은 “모든 인물에게 트라우마 같은 것들이 있다. 그 인물들이 서로 만나면서 알게 모르게 힘이 되고 성장해가는 드라마다. 상황적으로 오는 개그나 코믹이 있어서 다양하고 재밌게 볼 수 있을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는 23일 밤 10시 첫 방송될 예정이다.
/권준영기자 sestar@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