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심리지수가 1년 8개월만에 가장 크게 떨어졌다. 경기가 가라앉는데 미·중 간 무역갈등까지 심해진 탓이다.
한국은행이 25일 발표한 ‘7월 소비자동향조사 결과’에 따르면 이달 소비자심리지수(CCSI)는 101.0으로 한 달 전보다 4.5포인트 하락했다. 하락폭은 지난 2016년 11월(6.4포인트) 이후 가장 컸다. 당시는 국내에선 최순실 사태, 대외적으로는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당선으로 혼란스러웠던 시기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소비자들의 경제상황에 대한 심리를 종합적으로 나타낸 지수로 100 이상이면 긍정적, 이하면 부정적인 시각이 많다는 뜻이다. 지수 자체도 기준선인 100에 근접했다. 이달 지수 101.0은 지난해 4월(100.8) 이후 최저다.
최근 들어 미국과 중국의 무역분쟁이 격화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졌고 고용·투자 등 경기가 하락하는 모습이 뚜렷해지면서 소비자심리에 타격을 준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달 초 340억달러 규모의 중국산 수입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한 데 이어 중국의 미국 상품수출 총액인 5,000억달러 전체에 대해서도 추가 관세를 물리겠다고 위협하고 있다. 나아가 미국이 수입하는 모든 자동차에 관세 폭탄을 내리겠다며 전선을 넓히는 중이다. 이에 중국, 유럽연합(EU)도 응전을 불사하고 있어 혼란이 커지고 있다. 국내에선 역대 최악의 고용난, 내수 둔화 등으로 경기 침체가 깊어지고 있다.
소비심리지수 하락이 일시적인 것이 아니라 올해 들어 일관된 흐름이라는 점이 더 문제다. 소비자심리지수는 지난해 12월 110.6이었으나 올 1월 109.9로 줄었고 이후 108.2(2월), 107.1(4월), 105.5(6월) 등 꾸준히 떨어지고 있다.
한편 이달 소비자심리지수를 구성하는 6가지 지표를 뜯어보면 현재경기판단CSI는 77, 향후경기전망CSI는 87으로 지난달보다 각각 7포인트, 9포인트 하락했다. 가계의 재정상황에 대한 인식을 나타내는 현재생활형편CSI는 3포인트, 생활형편전망CSI는 2포인트 떨어졌다. 소비지출전망CSI와 가계수입전망CSI 역시 각각 2포인트 낮아졌다. 6가지 모두 하락한 것이다.
이밖에 취업기회전망CSI는 고용 부진 탓에 93에서 87로 떨어졌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