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경제가 다시 힘차게 돌아가고 일자리가 늘어나 ‘떠나는’ 울산에서 ‘다시 찾는’ 울산으로 바꾸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송철호(사진) 울산시장은 26일 서울경제신문과 만나 이같이 말하며 “광역시에 걸맞은 기반 시설을 확충해 정주 여건을 높이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울산은 그동안 산업수도로서 의무만 다했으나 대기와 수질 등 환경에서 시민 권리를 찾지 못했다는 것이 송 시장의 평가다. 이런 이유를 들어 송 시장은 울산에 대대적인 사회간접자본(SOC) 예산을 끌어올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송 시장은 “지하철이나 경전철, 도시고속도로 하나 없는 유일한 광역시가 울산”이라며 “교통 인프라부터 시작해 교육과 환경, 문화가 함께하는 도시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울산의 현 경제 상황과 관련해 송 시장의 주름살이 깊어지고 있다. 현대중공업 해양사업본부가 8월부터 가동을 중단하면서 또다시 2,600여명에 이르는 인력 구조조정을 예고하고 있으며 울산의 또 다른 주력 산업인 자동차와 석유화학도 전망이 밝지 않다. 이런 이유로 울산 인구는 2015년 11월 120만명을 찍은 후 31개월째 내리막이다.
송 시장은 “울산은 일찍이 경험하지 못한 복합 불황에 직면한 상태”라고 진단하며 “지방정부 입장에서 경제 정책의 최종 목표는 일자리”라고 강조했다. 송 시장은 이를 위해 “노사 상생 문화 정착과 노사민정 대타협을 통해 일자리 문제를 해결해 나가고 한계는 있지만 기업을 찾아가 구조조정을 유예시키는 등의 노력을 계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찾는 노력도 시작했다. 대표적인 사업으로 해양플랜트를 대신할 부유식 해양풍력 발전단지 조성, 해수 전지 기반의 해수 담수화 플랜트 사업을 미래 산업으로 구상하고 있다.
송 시장은 “세계 최고 수준인 울산의 조선·해양플랜트 산업 기반을 활용해 부유식 해상풍력 산업을 제2의 조선 산업으로 육성하겠다”며 “수주 부진으로 새로운 활력 모색이 시급한 조선·해양플랜트 산업을 부흥시켜 일자리 창출과 지역 경제 활성화를 선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울산시는 지난 2016년부터 이미 울산대를 중심으로 750㎾ 부유식 해상풍력 파일럿 플랜트 개발을 추진하면서 기술 개발 기반을 다져오고 있다. 앞으로 5㎿급 이상 파일럿 플랜트 개발, 대규모 발전단지 조성, 풍력발전기 수출 등을 통해 부유식 풍력발전기 제조 산업을 울산의 새로운 주력 산업으로 키워 나갈 계획이다.
최근 급변하고 있는 남북 관계에 따라 울산이 남북교류와 북방경제 중심기지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이란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송 시장은 “한반도에 평화 분위기가 무르익었지만 실제 경제협력에 이르기까지 많은 시간과 절차가 필요한 것은 사실”이라며 “그 시기를 예단하기는 어렵지만 지금 우리가 해야 할 최선은 차근차근 준비해 나가는 것”이라 강조했다. 전문가들도 육로, 해로 등 물류 인프라가 잘 갖춰진 울산이 북방경제 거점으로 잠재력이 가장 크다고 분석하고 있다. 이를 잘 아는 송 시장의 발걸음도 빨라지고 있다. 지난 18일 송 시장 주재로 남북 교류협력 추진상황 보고회를 열고 본격적인 준비 작업에 나섰다. 동해안 벨트의 북측 나진과 선봉, 단천, 원산 등과 경제협력을 추진할 계획이며 러시아 천연가스 도입에 대비해 울산항에 비축기지와 인프라 조성 등을 구상하고 있다. 송 시장은 “북한과 경협, 더 나아가 북방경제를 울산 경제의 블루오션으로 만들 수 있도록 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송 시장은 “조선업에서 시작된 고용위기가 산업 전반에 영향을 미치고 있으며 일자리를 잃은 시민들이 울산을 떠나는 등 도시 전체가 활력을 잃어가고 있다”며 “일자리를 지키고 만들기 위해 울산시장으로서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재차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