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토요워치] 수소는 폭발위험이 크다!? 800℃ 까지 달궈도 안 터져요

오해와 진실

서울에서 직장을 다니는 정경선(30)씨는 도로를 달리는 현대자동차의 수소전기차 넥쏘를 본 뒤 “미래에서 온 차 같다”며 호감이 생겼다. 알아보니 문제는 수소. 정씨는 ‘폭발하면 어떻게 하느냐’며 일단 마음을 접었다. 주위에서는 “수소가 왜 폭발하겠냐”라고 했지만 정씨는 “가스도 폭발하는데 수소는…”이라며 의구심을 떨치지 못했다.

현대차의 한 관계자는 “이것이 최근 수소차에 대한 일반적인 생각”이라며 “혁신적 기술이 도입되면 초기에는 사람들이 의심하는 것이 당연하다”고 말했다. 이유는 간단하다. ‘수소폭탄’이 연상되기 때문이다. 약 1억도의 온도와 수천 기압의 압력으로 재앙 수준의 폭발을 일으키는 수소폭탄을 친환경자동차인 수소전기차와 혼동하기 때문이다. 일반적인 수소는 우주에서 가장 가벼운 물질로 점화온도가 휘발유(575도)보다 높아 누출할 경우 바로 확산돼 사라진다.

이 같은 두려움은 지난 2016년 미국 캘리포니아에서 현대차가 진행했던 실험 영상을 보면 사라질 수 있다. 한 남성이 수소전기차 연료통을 소총으로 쐈는데도 폭발은 일어나지 않는다. 바람 빠지는 소리와 함께 수소만 빠져나갈 뿐이다. 지난해에는 강원도 영월 한국가스안전공사 화염실험동에서 넥쏘의 수소탱크에 불을 질렀다. 800도까지 달궈진 수소탱크는 안전밸브가 작동하며 수소가 모조리 나갔고 폭발은 일어나지 않았다.


현대차는 수소전기차에 대한 두려움을 없애기 위해 넥쏘를 국내와 유럽·미국의 신차안전도 평가에서 최고등급을 받을 수 있게 개발했다. 기존 충돌시험 항목에 더해 수소밸브 부위 직접충돌, 후진 시 수소탱크 하부타격 시험과 화재 안전성 평가 등 악조건하에서 수소 안전성을 검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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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에 전방충돌 성능을 보강한 전방구조물, 수소탱크 보호를 위한 차체 구조물(파이브웨이 크로스멤버)을 적용, 충돌과 관련해 상당히 높은 안전성을 확보했다. 현대차 관계자는 “전 세계에서 총기사격과 낙하·화재·고온 등 15개 인증시험을 거쳐 안정성을 검증했다”며 “용광로에서도 터지지 않는다고 자신 있게 말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수소차를 둘러싼 또 다른 문제는 연료 가격이다. 현재 수소 가격은 1㎏당 5,000원에서 1만원까지 다양하다. 넥쏘의 경우 약 6㎏를 충전하면 600㎞ 이상을 달릴 수 있다. 1㎏당 1만원이라고 가정하면 6만원가량 드는 셈이다. 이 경우 보통 ℓ당 1,300~1,400원인 경유를 44ℓ 정도 넣을 수 있다. 연비를 ℓ당 13㎞로 계산하더라도 넥쏘와 비슷한 600㎞ 주행이 가능하다. 아직 충전 인프라가 확산되지 않은 수소전기차의 연료 가격이 경유와 비슷하다면 당장은 구매가 꺼려진다.

하지만 앞으로 수소전기차가 늘어나면 가격은 더 낮아질 가능성이 크다. 수소융합얼라이언스추진단에 따르면 수소전기차가 늘어나 충전소 가동률이 20%에서 100%까지 늘어나면 연료 가격은 절반 이하로 낮아질 수 있다. 여기에 일본처럼 수소충전소 운영의 50%가 지원되면 1㎏당 수소연료 가격이 5,000원대까지 하락할 수 있다.

수소전기차가 확산되면 수소연료 공급도 동시에 늘어나게 된다. 넥쏘는 석유화학 제조공정에서 발생하는 부생수소를 사용해 모터를 구동한다. 국내 산업에서 최대 200만톤의 부생수소를 얻을 수 있다. 업계에서는 10만톤이면 연간 50만대의 수소전기차를 운행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현대차 관계자는 “차량 수요가 많아질수록 부생수소 공급도 함께 늘어날 수 있다”고 설명했다.


구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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