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경골프 골프일반

존슨 형, 다음엔 놓치지 않을 거예요

PGA 캐나다 오픈 최종

존슨과 맞대결한 안병훈·김민휘

3R서 공동선두 오르기도 했지만

3타차로 나란히 공동2위 마감

존슨은 '처가의 나라'서 시즌3승

안병훈(오른쪽)이 30일(한국시간) 캐나다 오픈 최종라운드를 마친 뒤 우승을 차지한 더스틴 존슨과 악수하고 있다.   /오크빌=AFP연합뉴스안병훈(오른쪽)이 30일(한국시간) 캐나다 오픈 최종라운드를 마친 뒤 우승을 차지한 더스틴 존슨과 악수하고 있다. /오크빌=AFP연합뉴스



7번홀(파3)에서 친 안병훈(27·CJ대한통운)의 티샷은 그린에 떨어진 뒤 강력한 스핀에 따라 오른쪽으로 꺾이더니 홀 20㎝ 옆에 멈췄다. 김민휘(26·CJ대한통운)는 10번홀(파4)에서 두 번째 샷을 60㎝에 바짝 붙여 버디를 낚았다.

세계랭킹 1위의 벽은 높고 견고했다. 하지만 한국의 ‘영건’들은 현역 최고의 선수와 당당히 맞서며 남자 골프의 희망을 쏘아 올렸다.


30일(한국시간) 캐나다 온타리오주 오크빌의 글렌애비 골프클럽(파72·7,253야드)에서 열린 미국프로골프(PGA) 투어 RBC 캐나다 오픈(총상금 620만달러) 4라운드. 안병훈과 김민휘는 나란히 3언더파 69타를 쳐 최종합계 20언더파 268타로 똑같은 성적을 내면서 공동 준우승을 차지했다. 이 두 선수 위로는 23언더파로 우승한 세계 1위 더스틴 존슨(34·미국)의 이름밖에 없었다.

3115A34 최종성적02


안병훈과 김민휘는 PGA 투어 대회 우승권에 근접한 남자골프 기대주들이다. 탁구스타 부부 안재형·자오즈민의 아들인 안병훈은 2015년 유럽 투어 메이저급 대회인 BMW PGA챔피언십에서 우승하며 신인왕에 올랐고 이듬해부터 미국 무대에서 활동하고 있다. 김민휘는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개인·단체전 2관왕 출신으로 2015-2016시즌 PGA 투어에 데뷔했다. 둘 다 이번이 통산 세 번째 준우승이다. 안병훈은 2016년 5월 취리히 클래식과 올해 6월 메모리얼 토너먼트에서, 김민휘는 지난해 6월 세인트주드 클래식과 11월 슈라이너스 아동병원오픈에서 2위를 기록했다.


안병훈과 김민휘는 3라운드에서 존슨과 함께 공동 선두에 올라 첫 우승에 대한 기대감을 부풀렸다. 안병훈은 마지막 조에서 존슨과 맞대결을 펼쳤고 김민휘는 바로 앞 조에서 경기를 했다.

관련기사



부담감 탓이었는지 승부의 추는 다소 일찍 존슨 쪽으로 기울었다. 안병훈은 2번홀(파5)에서 두 번째 샷을 그린 왼쪽 러프 지역으로 보내 구제(1벌타)를 받은 끝에 보기를 적어냈다. 김민휘는 2번홀에서 버디를 잡았으나 3번(파3)과 4번홀(파4)에서 연속 보기를 범했다. 그 사이 존슨은 1번(파4), 2번홀 연속 버디 등 전반에 버디만 3개를 골라내며 앞서 나가기 시작했다. 존슨은 후반 들어서도 장타를 앞세워 보기는 1개로 막고 버디 4개를 추가했다. 안병훈과 김민휘는 존슨을 위협하지는 못했지만 3타씩을 줄이는 안정된 플레이로 다른 선수들의 추월을 허용하지 않고 공동 2위 자리를 지켜냈다.

드라이버 샷 하는 김민휘. /AP연합뉴스드라이버 샷 하는 김민휘. /AP연합뉴스


존슨은 지난주 메이저대회인 브리티시 오픈에서 컷오프 당해 충격을 받았을 법도 했지만 자존심을 회복하려는 듯 총력전을 펼쳤다. 1월 토너먼트 오브 챔피언스, 6월 세인트주드 클래식에 이어 시즌 3승째이자 통산 19번째 우승. 2016년 3승, 지난해 4승을 거둔 존슨은 타이거 우즈(43·미국) 이후 9년 만에 3년 연속 3승 이상을 올린 선수가 됐다. 통산 79승의 우즈는 2005년부터 2009년까지 6승-8승-7승-4승-6승 등 5년 연속으로 3승 이상을 기록했다.

아울러 존슨은 ‘처가의 나라’에서 우승컵을 들어 올려 갑절의 기쁨을 누렸다. 캐나다 아이스하키리그 전설인 웨인 그레츠키의 딸 폴리나와 약혼하고 결혼은 하지 않은 상태에서 아들 둘을 얻은 그는 이 대회 6번째 도전에서 첫 우승을 차지했다. 캐나다 오픈에서 1954년 팻 플레처 이후 캐나다 선수 우승이 한 번도 나오지 않은 가운데 미국인 사위가 ‘대리 우승’을 거둔 셈이다. 111만6,000달러(약 12억5,000만원)의 우승상금을 보탠 존슨은 시즌 상금 1위(671만달러·2위 저스틴 토머스)로 올라섰고 평균타수(68.68타), 페덱스컵 포인트 등 주요 부문 1위 자리를 지켰다.

한편 안병훈은 지난주 61위였던 세계랭킹이 40위로 21계단 상승하며 한국 선수 중 최고 순위에 올랐다. 김민휘는 155위에서 98위로 점프했다. 이번 대회를 공동 29위로 마친 김시우(23·CJ대한통운)는 52위에서 53위가 됐다. 역대 한국 남자선수의 최고 랭킹은 2008년 최경주(48)의 5위다.

박민영 기자
<저작권자 ⓒ 서울경제,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더보기
더보기





top버튼
팝업창 닫기
글자크기 설정
팝업창 닫기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