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프리카 남부 짐바브웨에서 부정선거 의혹이 제기되면서 불거진 시위에 경찰과 군인들이 실탄을 발사해 3명의 사망자가 나오는 등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AP통신 등 외신에 따르면 1일(현지시간) 야당 지지자 수백명은 짐바브웨 수도 하라레의 선거관리위원회 건물 주변에서 집권당 ‘짐바브웨아프리카민족동맹애국전선’(ZANU-PF)과 정부의 부정선거 의혹에 항의하는 시위를 벌였다. 이에 경찰은 물대포와 최루가스 등을 이용하여 시위대를 진압했고 이후 장갑차를 타고 현장에 도착한 군인들은 실탄을 쏴 3명이 사망했다. 또한 시위대 해산 과정에서 경찰과 군인들의 폭행으로 부상자도 다수 발생한 것으로 알려졌다. 야당 민주변화동맹(MDC)의 고위 간부인 텐다이 비티는 “하라레에서 시위대가 경찰과 군인들의 진압 과정에서 살해됐다”고 말했다고 dpa통신은 보도했다.
에머슨 음난가그와 짐바브웨 대통령은 이날 성명을 내고 시위 사태에 대한 모든 책임은 야당에 있다고 주장했다. 그는 “우리는 국가의 평화를 저해하는 이번 사태의 책임을 민주변화동맹과 그 지도부에 묻는다”며 정부는 평화 선거를 위해 “비상한 노력을 기울였다”고 주장했다.
이날 짐바브웨 선관위는 대선과 함께 실시된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집권당이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고 발표했다. 선관위는 의회 전체 210석 가운데 이날 현재까지 집권당이 144석, 민주변화동맹이 61석을 확보한 것으로 공식 집계됐다고 밝혔다.
야당과 야권 지지자들은 지난달 30일 치뤄진 대선 결과 발표를 선거관리위원회가 고의로 미루고 있다며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하고 있다. 유럽연합(EU), 미국 등의 외국 선거참관단도 짐바브웨 선관위에 대선 결과를 신속히 발표할 것을 촉구하고 있다. 선관위는 총선 결과는 집권당이 전체 의석의 ⅔를 차지해 과반 의석을 확보했다고 밝힌 것에 반해 대선 결과는 공개하지 않았다. 선관위는 오는 2일께부터 대선 결과를 발표하겠다고 밝힌 상태다. /권혁준인턴기자 hj7790@sedaily.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