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이 동남아시아국가연합(아세안) 회원국들에 영유권 분쟁수역인 남중국해에서 연례 군사훈련을 하자고 제안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중국은 군사훈련에 ‘외부세력을 배제해야 한다’며 미국을 겨냥했다.
3일 AFP통신이 입수한 남중국해 행동준칙(COC) 초안에 따르면 중국은 10개 아세안 회원국과 공동 군사훈련 정례화를 제안했다.
중국은 이 군사훈련에서 ‘역외 국가’를 배제해야 한다는 점을 명시하면서 미국의 배제를 주장했다. 싱가포르 ISEAS-유소프 이샥 연구소의 호앙 티 하 연구원은 “역외국가 배제는 서태평양과 남중국해 수역을 지배해온 미국을 겨냥한 것”이라고 해석했다.
중국은 군사훈련 외에도 아세안에 남중국해 석유와 가스 공동 탐사도 제안하고 자원 탐사에도 역외국가에 속한 기업을 배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번에 열린 아세안-중국 외무장관 회의에서 중국과 영유권을 놓고 분쟁 중인 베트남은 인공섬 구축과 군사기지화에 격렬하게 저항했다고 통신은 전했다. 베트남을 제외한 다른 회원국들의 저항은 크지 않았다고 통신은 덧붙였다.
중국은 남중국해 주변을 따라 자의적으로 획정한 9개 해상경계선인 ‘남해 9단선’(nine dash line)을 경계로 제시하면서 남중국해의 90%가 자국 영해라고 주장해왔다. 이는 베트남, 필리핀, 말레이시아, 브루나이 등 4개 아세안 회원국이 주장하는 영해와 겹쳐 분쟁이 계속되고 있다.
중국은 파라셀 군도와 스프래틀리 제도 등에 인공섬을 만들고 군사기지화하고 있다. 최근에는 군용 항공기가 착륙할 수 있는 활주로를 만들고 미사일까지 배치했다. 중국이 남중국해 영향력을 확대하자 미국은 군함 등을 파견해 ‘항행 자유’ 작전을 펼쳐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