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정책

[창간기획 우리에게 중국은 무엇인가] 中의 자신감…"美, 화웨이 배제땐 200억弗 더 들 것"

조 켈리 화웨이 부사장 인터뷰

세계 유일 기지국부터 칩셋까지 개발한 회사

원스톱 서비스·상호 호환성·품질 완성도 자신

2018년 창간  중국취재 -  중국최대의 이통통신 기기 제조회사 화웨이./선전=이호재기자.



“미국의 이동통신사들이 화웨이를 배제하고 5G 네트워크 장비를 구매하면 20~30%의 비용이 더 들 것입니다.”

중국 화웨이의 조 켈리 국제미디어사무부 부사장은 자사의 5G 경쟁력에 대한 자신감을 이렇게 에둘러 표현했다. 미국 정부가 화웨이의 북미 시장 진출을 제한하고 있지만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 입장에서 화웨이의 막강한 가격 경쟁력을 외면할 수 있겠느냐는 얘기다. 켈리 부사장은 “이런 추가 비용이 200억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미국의 연구 결과도 있다”고 덧붙였다.

화웨이는 통신장비 분야의 최강자로 통한다. 세계 시장 점유율은 28%로 1위다. 특히 초고속 스마트폰 통신은 물론 사물인터넷(IoT)·스마트헬스케어 등 다양한 미래 산업의 근간이 될 5G 분야에서는 기술력과 가격 경쟁력을 선도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중국 선전시의 화웨이 본사에서 만난 켈리 부사장은 최근 미국을 비롯한 세계 각국의 ‘견제’를 의식한듯 인터뷰 내내 어조와 표현에 신중한 모습을 보였다. 삼성전자에 대해서는 “스마트폰뿐 아니라 5G 분야에서도 훌륭한 경쟁자이자 협력사”라고 치켜세웠다. “우리는 케이크를 자르려고 하는 게 아니라 더 큰 케이크를 만들고자 한다”고도 했다. 세계 기업들과의 협력을 통해 전 세계 고객에게 더 큰 편익을 제공하는 게 목표라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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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화웨이의 경쟁력과 미래를 논하는 대목에서는 야심을 숨기지 못했다. 미국 기업을 겨냥해 화웨이의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기도 했다. ‘내년에 5G 스마트폰을 출시할 첫 회사가 될 수 있느냐’는 물음에 “그럴 것으로 믿는다”는 답이 돌아왔다. KT가 올 초 평창동계올림픽에서 5G 기술을 선보인 것에 대해서는 “시범(pre-trial) 서비스였을 것으로 본다”고 잘라 말했다. 그는 “많은 업체가 5G를 준비하고 있지만 오는 2020년까지 상용화에 성공하는 회사는 그리 많지 않을 것”이라고 장담했다.

켈리 부사장은 “우리는 세계에서 유일하게 기지국부터 단말기, 칩셋까지 ‘엔드 투 엔드(end-to-end)’로 5G 제품을 개발한 회사”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업계에 따르면 5G 통합 솔루션은 시장에서 큰 메리트다. 통신사 등 고객사 입장에서는 ‘원스톱 서비스’에 대한 수요가 높은데다 각 요소 간 호환성 등을 사전에 충분히 조율할 수 있어 품질의 완성도를 높일 수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 역시 통합 솔루션이 가능한 회사로 꼽힌다. 화웨이는 그러나 삼성의 경우 가시적인 성과가 부족하다는 점 등을 의식해 ‘우리가 유일하다’는 입장을 지키고 있다.

이런 화웨이에도 약점이 있으니 바로 보안 문제다. 미국 정부는 화웨이가 중국 정부의 지원을 받는 회사이며 화웨이 장비를 통해 중요 정보를 빼갈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에 대해 켈리 부사장은 “보안 리스크는 실체가 없다”고 일축했다. 그는 “우리는 전 세계 170여개의 국가에 제품을 판매하고 있지만 지금까지 어떤 보안 문제도 발견된 적이 없다”며 “보안 의혹은 사실에 입각한 것이 아니라 국가 간 문제에 기반한 의심(Country origin)이어서 도움이 안 된다”고 주장했다. 미국 등에서 중국이라는 나라를 견제하기 위해 사실 근거 없이 의혹을 키우고 있다는 것이다. 중국 정부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의혹에 대해서도 “화웨이에는 어떠한 외부 리더십(External leadership)도 개입하지 않는다”고 단언했다.

켈리 부사장의 설명에도 불구하고 보안 리스크 해소에는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예측이 우세한 게 사실이다. 이런 예측을 뒷받침하듯 화웨이와의 인터뷰 이후인 지난달 19일(현지시간) 영국 화웨이 사이버평가센터는 ‘화웨이 통신장비가 보안 측면에서 보완할 점이 있다’는 취지의 보고서를 냈다.
/선전=서민준·구경우기자 morandol@sedaily.com

서민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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