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금융가

줄 잇는 시중은행 세무조사 "정기조사"라지만 불똥 우려

하나·신한 이어 국민 조사 앞둬

文정부 첫조사에 파장 예의주시

금융권이 올해 국세청 세무조사의 집중 타깃이 되고 있다. 4~5년마다 진행되는 정기 세무조사라고는 하나 현 정부 들어 첫 조사인 만큼 금융권은 그 파장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5일 금융권과 사정기관에 따르면 국세청은 하반기 KB국민은행에 대해 정기 세무조사를 추진할 것으로 파악됐다. 앞서 국세청은 시중은행 중에서 상반기 KEB하나은행에 대한 조사를 마쳤고 현재 신한은행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이 외에도 BC카드·하나카드·ING생명·한화손해보험·KB손해보험 등 2금융권으로도 확산됐다. 국세청의 한 관계자는 “(이번 국민은행에 대한 세무조사는) 기업의 탈세나 횡령 등 비리 조사를 담당하는 조사4국이 아닌 조사1국이 정기 성격의 조사를 진행할 것”이라고 전했다.


국세청이 올해 들어 금융권 세무조사를 잇따라 하는 배경에 대해 해석이 분분하지만 중론은 “이미 예고돼 있던 일”이라는 것이다. 국세청이 한국은행에 정기 세무조사를 들어가면 그다음 차례는 시중은행들과 2금융권으로 이어지는 것이 관례다. 국세청은 지난 3월 한국은행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2013년에도 지금과 유사하게 진행된 바 있어 시기적으로도 5년이 지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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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이 같은 ‘줄조사’에 긴장하는 모습도 금융권에서 나온다. KB국민은행의 경우 2013년 세무조사를 받고 1,300억원 규모의 세금을 추징당한 뒤 현재까지도 국세청과 관련 소송 중이어서 다가오는 세무조사가 더 신경 쓰일 수밖에 없다. 국민은행은 국세청의 세금 추징이 부당하다며 심판 청구를 했고 2016년 일부 승소했다. 현재는 남은 240억여원에 대해서도 소송을 제기해 1심을 진행하고 있다. 특히 국세청은 국민은행에 일부 미지급 금액에 대한 이자도 주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올해 기준으로 국세기본법(시행규칙 19조의3)에 따라 국세환급가산금에 대한 이자가 1.8% 붙기 때문이다. KEB하나은행도 2014년 세무조사 후 추징된 135억원가량의 세금을 소송전을 통해 돌려받았다.

일각에서는 지난해부터 금융권에서 채용비리 문제가 불거지면서 금융당국뿐 아니라 검찰도 나섰던 만큼 국세청 세무조사에서 불똥이 튀지 않을까 염려하는 시각도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세무행정은 감독행정과 마찬가지로 피감기관이 행정 결과를 수긍할 수 있어야 한다”면서 “국세청이 의도치 않게 어수선한 시기에 세무조사를 들어가기로 했으면 그만큼 보복성 조치 같은 느낌이 나지 않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손구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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