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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헬로 굿센터] 세브란스병원 심장이식팀, 한살배기에도 인공보조심장 이식 성공

2000년 이후 심장이식 168건

국내 전체 수술의 11.6% 차지

인공심장 건보 적용 이끌어내

세브란스병원 심장이식팀 의료진이 심근병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아기의 체외형 좌심실보조장치를 통해 혈액에 혈전이 생겼는지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이 아기는 심장 기능이 회복돼 이 장치를 떼고 퇴원했다. /사진제공=세브란스병원세브란스병원 심장이식팀 의료진이 심근병증으로 치료를 받고 있는 아기의 체외형 좌심실보조장치를 통해 혈액에 혈전이 생겼는지 여부를 검사하고 있다. 이 아기는 심장 기능이 회복돼 이 장치를 떼고 퇴원했다. /사진제공=세브란스병원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심장이식팀은 지난 2000년 이후 168건(올해 14건)의 심장이식 수술을 했다. 이는 같은 기간 국내 전체 심장이식 수술 1,454건(올해 110건)의 11.6%(올해 12.7%)를 차지한다.

인공 보조심장 이식치료 분야에서는 ‘국내 최초’ 기록을 연거푸 작성해왔다. 우선 2000년 성인형 체외 좌심실보조장치(LVAD) 이식, 지난해 만 16개월 남아에게 체외 양심실보조장치 이식, 올해 14세 청소년에게 체내 좌심실보조장치 이식에 성공했다.

올해 만 1세 여아에게 체외 좌심실보조장치 이식치료를 통해 심장 기능을 회복시켜 지난달 자신의 심장으로 숨쉬며 퇴원하는 진기록도 세웠다. ‘인공 보조심장 이식은 심장이식을 받을 때까지 버티게 해주는 과도기적 치료’라는 한계와 선입견을 날려버리고 근본적 치료법으로의 전환점을 마련한 셈이다. 심장혈관외과, 소아심장과, 심장마취통증의학과, 심장내과(성인) 교수 등이 다학제팀을 꾸려 최적의 치료방법을 연구하고 고민해온 덕분이다.


좌심실보조장치는 혈액을 온몸으로 내뿜는 좌심실의 기능을 대신한다. 말기 심부전 등을 앓고 있는 성인 중증 심장기능 저하 환자가 심장이식을 받을 때까지, 나이가 많아 심장이식 기회를 얻지 못하는 노인의 경우 생존기간 심장을 대신해 온 몸에 혈액을 펌프질해주는 장비다. 크게 삽입형과 체외형으로 나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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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장근육이 점차 약해지고 굳어지는 특발성 제한 심근병증 같은 희귀질환을 앓는 소아·청소년의 경우 같은 연령층의 뇌사자 심장을 얻기가 하늘의 별따기여서 좌심실보조장치 이식이 유일한 생명연장 수단으로 여겨져 왔다. 이 장치를 이식받지 못하면 심장기능→혈액순환 저하로 폐·간·콩팥 등 다른 장기들까지 기능을 잃어가면서 생명에 위협을 받게 된다. 개중에는 좌우심실 모두 기능을 거의 잃어 양심실보조장치를 이식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장치 가격과 내외장 펌프 렌털비, 수술비 등이 워낙 비싸고 건강보험 적용이 안 돼 환자 측의 본인부담액이 1억5,000만~2억원이나 됐다. 그래서 세브란스병원에서는 소아·청소년 환자를 중심으로 자체 후원금과 한국심장재단을 비롯한 외부 후원기관의 도움을 받아 장치 값과 진료비를 지원했다.

세브란스병원의 잇단 인공 보조심장 이식치료 성공과 엄청난 본인부담은 정부를 움직여 건강보험 적용 결정을 이끌어냈다. 심장이식 대기환자와 일정 기준을 충족하는 심장이식 대체수술 환자부터 건강보험(본인부담 5%, 좌심실보조장치 삽입술 기준 약 700만원)을 적용하고 체외형 심실보조장치 이식술에 대해서도 조만간 건강보험을 적용할 계획이다.

지난해 생후 16개월 남아에게 체외형 양심실보조장치 이식술을 집도한 박영환 심장혈관외과 교수는 “소아 심장이식은 길게는 수년 이상 대기가 필요할 수도 있는 만큼 심실보조장치 이식을 통해 전신건강을 유지하고 성장기의 정상적 발달을 돕는 게 중요하다”며 “어린이는 성장하면서 더 큰 심실보조장치로 바꿔야 하는 문제까지 있는데 완치 사례가 등장하고 건강보험 적용도 앞두고 있어 치료 기회가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임웅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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