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팔성, 비망록 속 분노 표출 “이명박 향한 증오감 솟아, 30억 줬는데”

이팔성 전 우리금융지주 회장이 이명박 전 대통령 측에 인사 청탁과 함께 거액을 건넨 일지가 상세히 기록된 비망록이 공개됐다.

7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7부 심리로 열린 이 전 대통령의 속행 공판에서 검찰은 이팔성 전 회장이 2008년 1~5월 작성한 비망록 사본을 공개했다.

이 전 대통령은 2007~2011년 친형 이상득 전 위원이나 사위 이상주 변호사를 통해 이 전 회장으로부터 22억 5천만 원의 현금과 1천 230만 원 어치 양복을 뇌물로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

검찰에 따르면 이 전 회장은 산업은행 총재, 금융감독원장 등의 자리나 국회의원 공천을 노래고 이 전 대통령 측에 적극적으로 청탁한 것으로 보여진다.



2월 23일자 이 전 회장의 비망록에는 “통의동 사무실에서 MB 만남. 나의 진로에 대해서는 긍정 방향으로 기다리라고 했음”이라고 적혀있었다.

하지만 그는 KRX(한국거래소) 이사장, 금융감독원장 자리에 자신이 내정되지 않자 “이명박이 원망스럽다. 사람을 어떻게 이렇게 취급하는지. 이명박과 인연을 끊고 다시 세상살이를 시작해야 하는지 여러 가지로 괴롭다. 그에게 30억 원을 지원했다. 족속들이 모두 파렴치한 인간들이다. 고맙다는 인사라도 해야 되는 것 아니냐”고 말했다.

또 “이명박에 대한 증오감이 솟아나는 건 왜일까. 왜 이렇게 배신감을 느낄까”라며 이상주 변호사에 대해서도 “이상주 정말 어처구니 없는 친구”라며 분노를 드러내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