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일 금융권에 따르면 신한은행의 대기업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15조814억원에서 지난 7월 말 기준 14조1,193억원으로 9,000억원가량 감소했다. 전년 동기 대비로는 1조6,000억원이나 줄었다. 반면 우리은행은 7월 말 17조1,327억원으로 연말 대비 4,677억원, KEB하나은행은 15조3,376억원으로 6,437억원 등 소폭 늘었다. 눈에 띄는 것은 KB국민은행의 경우 같은 기간 16조1,453억원에서 17조4,542억원으로 약 1조3,000억원이 확대된 점이다.
2~3년 전 조선·해운 업종을 중심으로 대규모 부실 쇼크가 발생하면서 은행들은 신규 대출을 줄이거나 대출 만기를 단축하는 방식으로 대기업여신 관리를 강화했고 수익성이 더 나은 중소기업대출로 눈을 돌렸다. 이에 따라 각 은행의 대기업대출은 꾸준히 감소했다가 포트폴리오 조정이 마무리되면서 최근 들어서야 다소 회복하는 분위기다.
신한은행 측은 인위적으로 대기업여신을 축소하는 전략을 쓰지 않았다는 입장이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대기업들이 상대적으로 금리가 더 싼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해 상환한 영향이고 수요 자체도 많지 않다”고 밝혔다. 실제 올 상반기 금리가 오르기 전 선제적으로 회사채를 발행해 자금을 조달한 기업이 많았고 해외 조달도 늘어났다.
시중은행의 한 관계자는 “우량 대기업들은 오히려 상환을 하고 등급이 낮은 기업들이 몰리지만 리스크 부담에 신중해질 수밖에 없어 ‘부익부빈익빈’이 크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