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업 기업

[삼성, 3년간 180조 투자·4만명 채용]"잘하는 분야 집중"...반도체 초격차 유지하고 4대 신사업 키운다

반도체·디스플레이 등 주력 사업에 105조 투입

인공지능·5G·전장분야 등 미래 먹거리에도 25조

바이오사업은 이건희 회장 이어 2代에 걸쳐 육성




지난 2010년 5월 삼성은 태양전지, 전기차 배터리, 발광다이오드(LED), 바이오, 의료기기사업을 삼성을 먹여 살릴 5대 신수종사업으로 선정해 발표했다. ‘삼성의 대표 제품이 10년 내 모두 사라질 수 있다’는 이건희 삼성 회장의 고민과 절박함의 산물이었다.

8년여가 흐른 8일. 삼성은 한국 기업으로는 역대 최대 규모인 3년간 180조원의 투자계획을 발표했다. 국내 130조원, 해외 50조원 투자다. 국내 투자 중 100조원 가까이는 반도체·디스플레이 등에 집중 투입될 것으로 전해졌다. 또 25조원은 ‘4대 미래 성장사업’에 쏟아붓는다. 삼성이 밝힌 4대 미래사업은 인공지능(AI), 5세대(5G) 이동통신, 바이오, 전장이다.


재계의 한 관계자는 “삼성이 지목한 미래 성장사업 4개 가운데 3개가 반도체사업의 연장선이고 신규투자 대부분도 반도체에 집중돼 있다”면서 “이재용 부회장이 결국 삼성이 가장 잘할 수 있는 반도체에 미래를 걸어야겠다고 결단을 내린 것 같다”고 평가했다.

◇‘결국 반도체’…105조원 대부분 투입=이 부회장의 평소 지론은 ‘가장 잘할 수 있는 분야에 집중한다’는 것이다. 이번에 발표된 역대 최대 규모의 투자계획을 보면 이 부회장이 어디에 승부수를 띄웠는지 가늠할 수 있다.

우선 삼성은 국내 투자 130조원 가운데 4대 미래 성장사업 투자분 25조원을 제외한 105조원의 상당 부분을 반도체와 디스플레이에 투입한다. 해외 투자 50조원 가운데 상당액도 중국 시안 반도체 공장 증설 등에 투입되는 점을 고려하면 실제 투자액은 더 늘어난다. 삼성 관계자는 “구체적인 분야별 투자액은 사업 전략이 노출될 수 있어 밝히기 어렵다”면서도 “아무래도 시설 구축과 고가의 첨단장비 확보에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반도체와 디스플레이 비중이 가장 크다”고 말했다.


국내 투자에는 현재 골조공사가 진행되고 있는 평택 반도체 2라인 클린룸 공사와 추가 3·4라인 초기 투자, 화성 극자외선(EUV) 라인 추가 투자 계획도 일부 반영된 것으로 전해졌다. 파운드리(위탁생산) 라인에 적용될 EUV 기술은 삼성전자가 초격차를 유지하고 있는 미세공정 기술 경쟁력을 한층 끌어올리는 첨병 역할을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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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장사업 4개 중 3개가 반도체 확장 분야=삼성이 발표한 AI·5G·전장·바이오 등 네 가지 미래 성장사업에도 이 부회장의 고민이 녹아 있다. 바이오를 제외한 세 사업을 관통하는 키워드가 반도체이기 때문이다. 4차 산업혁명 시대에서 데이터를 저장, 가공하고 처리하는 데 반도체가 빠질 수 없다. 삼성 관계자는 “완전히 새로운 무언가를 하겠다는 것이 아니라 우리가 가진 반도체사업의 강점을 확장해 4차 산업혁명 시대에 필요한 AI·전장·5G 분야에서까지 리더십을 가져가겠다는 차원”이라고 강조했다.

글로벌 기업들이 기술확보에 혈안이 돼 있는 AI 분야에 삼성은 대대적인 투자를 통해 연구역량을 대폭 강화하겠다는 전략이다. 5G 분야의 경우 칩셋과 단말·장비 등 차세대 이동통신 시대에 필요한 전 분야에서 리더십을 확보하기 위해 역량을 쏟을 계획이다.

2015년 공식 진출을 선언한 전장사업에서도 반도체 역량을 기반으로 영향력 확대에 나선다. 이 부회장이 6일 김동연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만나기 직전에 유럽 출장을 간 것도 글로벌 완성차 업체와의 협력 확대를 위해서였을 정도로 역점을 두는 분야다. 메모리 반도체뿐 아니라 시스템 반도체, 디스플레이 등 핵심역량을 전장사업에 집중할 계획이다.

◇‘제2 반도체’ 바이오…2대 걸쳐 육성=바이오는 이 회장 시절에 발표된 5대 신수종사업 가운데 유일하게 이 부회장의 4대 미래 성장사업에도 포함됐다. 6일 김 경제부총리의 삼성 평택캠퍼스 방문 때 비전자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로는 유일하게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이 배석하기도 했다.

삼성의 바이오사업은 삼성바이오에피스의 바이오시밀러 개발, 삼성바이오로직스의 의약품 위탁생산(CMO)으로 구분된다. 복제약품 개념인 바이오시밀러 1종을 개발하는 데만 약 2,000억원이 들 정도로 대표적인 투자집약적 사업이다. 삼성 관계자는 “바이오는 대규모 투자가 필요한 분야이기는 하지만 고령화와 만성·난치질환이 증가하는 사회에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재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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