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 사회일반

"계좌만 빌려주면 일주일에 300만원" 보이스피싱범 34명 검거

비트코인 수익 출금용이라며 체크카드 수집해

피해자들엔 "우선 상환하면 저금리로 대출 주겠다"

범행에 쓰일 카드 화단에 숨겨 전달하기도

보이스피싱범이 범행에 이용할 카드를 주택가 화단에서 수거하는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13일 피해자 17명에게 1억4,500만원 상당을 편취한 최모씨 등 34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사진제공=은평경찰서보이스피싱범이 범행에 이용할 카드를 주택가 화단에서 수거하는 장면을 재연하고 있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13일 피해자 17명에게 1억4,500만원 상당을 편취한 최모씨 등 34명을 검거했다고 밝혔다./사진제공=은평경찰서



“가상화폐 출금용 계좌만 빌려주면 일주일에 300만원을 지급하겠다”며 모은 체크카드를 보이스피싱에 이용한 일당이 경찰에 붙잡혔다.

서울 은평경찰서는 피해자 17명을 속여 1억 4,500만원 상당을 편취한 카드 수거책 및 인출책 최모씨 등 34명을 사기 및 전자금융거래법위반 혐의로 검거하고 최씨 등 4명을 검찰에 구속 송치했다고 13일 밝혔다.


최씨 일당은 지난달 중국 관리자의 지시 아래 금융기관을 사칭하면서 피해자들에게 “저금리 대환대출을 위해서는 기존 대출금을 우선 상환해야 한다”면서 접근해 이들을 속였다. 이후 피해자 17명에게 총액 1억 4,500만원 가량을 받아 챙겼다. 이들은 범행에 이용할 체크카드를 확보하기 위해 “수입 노출을 피할 세금 감면용 계좌를 빌려주기만 하면 일주일에 300만원을 지급하겠다”는 문자메시지를 대량 발송해 29명으로부터 체크카드를 건네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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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씨 일당은 수거책과 인출책이 직접 접촉할 경우 검거될 위험에 대비하기 위해 아파트 단지 화단 벽돌 밑, 건물 실외기 밑, 계량기 내부 등에 체크카드를 숨겨 전달하는 치밀함을 보였다. 체크카드를 건네받는 과정에서는 “보이스피싱처럼 불법 범죄에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비트코인, 이더리움 같은 가상화폐 수익금을 출금하기 위해 필요하다”면서 카드를 제공하라고 종용했다. 상대를 안심시키기 위해 “녹음하셔도 상관 없다”고 말하는 대담함도 보였다.

경찰은 “대환대출은 기존대출의 잔여 대출금을 변제 및 상계하는 방식으로 처리되며 수사기관이나 금융기관은 절대로 돈을 송금하거나 직접 전달할 것을 요구하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이어 “인터넷 구인 사이트에서 ‘단기 고수익 알바’, ‘가상통화 환전’ 등의 공고는 보이스피싱 조직원을 모집하는 광고일 가능성이 높다”면서 시민들의 주의를 당부했다.


오지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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