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금융 경제동향

[가을 성수기 맞는 수입차]가성비·취향저격 모델로 무장한 세단 "SUV 비켜"

아우디 'A6 35 TDI' 7월 974대 팔려

'티구안' 제치고 최다판매 모델에

폭스바겐 '파사트'·닛산 '알티마'도

우수한 가성비 내세워 인기몰이

벤츠, 4도어 쿠페 'CLS' 출격 대기




수입 자동차 시장에서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전성시대가 3년째 이어지고 있는 가운데 자존심을 구긴 세단의 반격이 본격화하고 있다. 한때 10대 중 8대가 세단이었던 시대를 꿈꾸겠다는 것은 무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70%의 점유율은 되찾겠다는 게 주요 수입차 업계의 목표다. SUV보다 우위에 있는 가격 경쟁력이 첫 번째 무기다. 여기에 세단형 쿠페로의 진화와 한국 고객의 취향에 맞는 모델 도입을 통해 SUV에 피로도가 쌓인 고객들의 마음을 훔치겠다는 전략이다.


15일 수입자동차협회에 따르면 8월 현재 세단 모델의 점유율은 69.5%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2016년 처음으로 70% 벽이 무너지며 지난해 69.1%까지 밀렸던 세단의 인기가 바닥을 찍은 것이라는 평가가 조심스레 나온다. 판매 증가율도 이를 반영한다. 상반기 국내 수입차 시장에서 세단의 판매량은 전년 동기 대비 19% 늘어 SUV의 판매 증가율(11%)을 앞서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3년째 SUV 열풍이 이어지면서 고객들 사이에서 일종의 피로감이 나타나고 있다”면서 “과거와 같은 압도적인 점유율까지는 어렵더라도 세단 모델이 재부각되는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당장 월별 베스트셀링 모델만 봐도 세단의 반격이 본격화하는 모양새다. 지난달 아우디의 대표 프리미엄 세단인 ‘A6 35 TDI’는 974대의 판매량을 기록하며 베스트셀링 모델에 등극했다. 3월 출시 이후 4월 최다 판매 모델에 이름을 올린 후 3개월 만에 왕좌를 다시 찾은 것이다. 특히 주목할 만한 점은 폭스바겐의 대표 SUV ‘티구안’을 제쳤다는 것이다. 5월 출시와 동시에 두 달 연속 1,000대가 넘는 판매량을 기록했던 티구안 2.0 TDI는 지난달 771대가 판매되는 데 그쳐 A6에 200대 이상 밀렸다.


폭스바겐 역시 티구안에만 의존하지 않는다는 전략이다. 브랜드 내 경쟁 모델은 한국 시장에서의 판매 재개를 알린 중형 세단 파사트다. 3월 출시한 신형 ‘파사트 GT’는 4월 809대가 판매되며 역대 월 판매량 기록을 새로 썼다. 이름은 같지만 성격이 다른 ‘파사트 TSI’의 시장 반응도 뜨겁다. 10일 카카오 스토어를 통해 진행된 사전계약에서는 1분 만에 1차 계약분 1,000대가 모두 나갔다. 디젤 엔진을 얹은 유럽형 감성의 파사트 GT와 상대적으로 넓은 실내에 정숙성이 우수한 가솔린 모델인 파사트 TSI를 통해 다양한 수요를 모두 잡겠다는 전략이 먹히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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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UV보다 가격 경쟁력이 높다는 점도 세단에 눈길이 가는 요인이다. 통상적으로 같은 등급으로 분류되는 모델들을 비교하면 SUV보다 세단의 가격이 상대적으로 저렴하다. SUV가 디젤 엔진을 주력으로 하고 있는데다 차체 역시 크기 때문이다. 각 브랜드들이 내놓은 파격적인 프로모션은 이 같은 차이를 더욱 키운다. 폭스바겐은 파사트 TSI의 판매가격을 3,650만원으로 책정하고 자사 파이낸스사를 이용하는 고객에게 28% 할인 혜택을 제공한다. 2,600만원이면 중형 세단의 열쇠를 손에 쥘 수 있는 셈이다.

닛산의 대표 중형 세단 알티마 역시 ‘가성비(가격 대비 성능)’를 토대로 꾸준한 인기를 끌고 있다. 지난해 베스트셀링 모델 톱10에 이름을 올린 데 이어 올해 3월에는 552대로 월 판매 기록을 새로 썼다. 2.5ℓ 4기통 가솔린 엔진을 탑재한 중형 세단의 가격표가 2,000만원대라면 소비자의 마음이 흔들릴 수밖에 없다.

SUV가 쿠페형으로 진화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세단 역시 변신을 거듭하고 있다. 대표적인 모델이 메르세데스벤츠의 4도어 쿠페 ‘CLS’다. 쿠페형 세단의 창시자인 CLS는 6년 만에 완전변경되면서 주행 성능은 물론 반자율주행 기능을 포함한 첨단 기능 면에서도 브랜드의 대형 세단 S클래스에 뒤지지 않는다는 게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의 설명이다. 메르세데스벤츠코리아는 3세대 CLS의 디젤 모델인 CLS 400d 4매틱을 조만간 국내 시장에 출시할 예정이다.

다만 최근 발생한 BMW의 화재 사건은 세단의 반격에 걸림돌로 작용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판매 모델은 리콜 대상이 아니지만 프리미엄 중형 세단의 대표 주자인 BMW 5시리즈의 이미지 타격은 피하기 어렵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BMW 520d는 5월 베스트셀링 모델로 꼽혔고 6월에도 963대가 팔리며 판매 순위 2위를 기록한 바 있다.


조민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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