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는 중국 정부 자료를 인용해 지난 1년간 4만1,000여명의 중국 본토인들이 홍콩으로 이주했다고 보도했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2016년 중반~2017년 중반)의 5만5,000명보다 1만4,700명 줄어든 것이다. 2006~2007년 1만4,900여명이 줄어든 4만4,700여명의 홍콩 이주 이후 가장 큰 감소폭이다.
중국 당국은 홍콩에 사는 가족과의 재결합을 돕기 위해 매일 최대 150명에게만 홍콩 이주비자를 발급해주고 있다. 이를 통해 홍콩에 이주한 중국 본토인은 2016년 말 기준 홍콩 인구의 12.8%인 95만명에 달한다. 하지만 중국 경제가 급속도로 발전한 덕분에 본토에서의 삶의 질이 높아지며 이 제도를 통해 홍콩으로 넘어가는 본토인 수가 오는 2026년 중반까지 하루 평균 128명에서 100명까지 줄어들 것으로 SMCP는 전망했다.
■홍콩 이주 중국본토인이 감소한 이유
치솟는 임대료·주거비 감당 못해
홍콩 내 ‘반중’ 감정 확산도 한 몫
중국 본토인의 홍콩 이주 규모 감소는 홍콩 주택 가격 상승에 따른 임대료와 주거비 부담이 매우 크게 작용했기 때문이다. SCMP는 “세계에서 살기에 가장 비싼 도시 중 하나인 홍콩에서 부동산 가격마저 치솟으며 중국인들에게 홍콩은 감당할 수 없는 도시가 됐다”고 지적했다.
여기에 홍콩인들의 반중 감정 고조도 한몫을 하고 있다. 중국 본토의 졸부들이 홍콩으로 대거 유입되면서 소득 불평등이 심화하고 중국인들의 홍콩 생필품 사재기 등 몰상식한 행위, 홍콩에 대한 중국의 통제 강화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홍콩에서 사는 청년들 사이에 ‘반중’ 감정이 높아지는 실정이다. 이른바 ‘우산혁명’으로 불리는 대규모 반중시위가 열렸던 2014년에는 이주자 수가 3만4,000여명에 그치기도 했다. 폴 입 시우파이 홍콩대 교수는 “중국인이 홍콩에 대거 유입되면서 주택 가격이 치솟고 홍콩에 사는 매력이 줄어들면서 중국인들이 홍콩 이주를 꺼리는 게 최근 분위기”라고 말했다.